본문 바로가기

입술 주변 염증 가볍게 보다 안면마비 부른다

중앙선데이 2010.10.31 02:24 190호 18면 지면보기
프로야구 김광현 투수가 한국시리즈 직후 한쪽 안면마비가 발생했다는 기사를 보고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정황으로 보아 소위 ‘벨마비’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벨마비는 1800년대 처음 이 질환을 기술한 ‘찰스 벨’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이름으로 ‘특발성 안면신경마비’로도 불린다. 벨마비는 외상이나 종양같이 외견상 나타나는 원인 없이 안면신경이 마비된 것을 말한다. 한의학에서는 구안와사(口眼窩斜)라고 부르는데, 그중 와(窩)는 우묵한 곳을 말하며 코와 입술 사이의 주름진 부위를 말하는 것이다. 즉 입과 눈(口眼), 그리고 코와 입술 사이의 주름 부위(窩)가 마비로 인해 삐뚤어진(斜) 상태를 말한다.

원장원의 알기 쉬운 의학 이야기

안면신경은 뇌에서 나와 얼굴의 각종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즉 눈을 감거나 입을 움직이게 하고 침샘과 눈물샘을 짜내는 근육에도 작용한다. 운동신경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혀의 앞쪽 맛(단맛, 짠맛)을 뇌로 전달하는 감각신경으로서의 역할도 일부 담당한다. 벨마비가 발생하는 초기에는 혀끝에 약간 이상한 느낌이 있거나 한쪽 눈이 건조하고 피곤하거나 한쪽 귀 뒤쪽이 아픈 경우도 있다. 그러다가 한쪽 얼굴이 갑작스럽게 마비가 오게 된다. 같은 쪽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고 입술이 아래로 처지며 침이 흐르게 된다. 그러나 얼굴 피부의 감각은 다른 신경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안면신경만 마비된 경우에는 정상이다. 벨마비는 마비된 쪽의 이마 근육도 마비되어 이마의 주름을 짓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한쪽 뇌의 종양이나 뇌졸중에 의해 안면마비가 온 경우에는 눈과 입은 마비가 있어도 이마의 주름을 짓는 것은 가능한데 그 이유는 이마의 움직임은 양쪽 뇌와 연결된 두 개의 안면신경의 이중 지배를 받기 때문에 한쪽 뇌만이라도 정상이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벨마비는 어느 연령대에나 가능하지만 40대에 최고로 많이 발생하며, 재발할 확률도 약 8% 정도 된다. 안면신경이 뇌에서 출발해 귀 부분의 작은 구멍을 지나는데 이곳에 감염 등으로 인해 안면신경이 부어 구멍에 눌리면서 마비가 발생하는 것이 벨마비다. 벨마비를 유발하는 감염으로 대표적인 것은 단순포진이다. 이는 피곤할 때 입술 주변에 작은 물집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안면신경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바이러스가 가능하며 각종 감기 바이러스도 그 원인으로 거론된다.

벨마비는 70% 정도가 잠을 자고 나서 발견되는데 이렇게 수면 중에 잘 발생하는 이유가 혈액순환 감소와 관련이 있지 않나 추측하고 있다.

마비 증상은 시작 3일 후에 최대로 심해지게 되며 최대로 잡아도 일주일이 지나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벨마비는 치료를 하지 않아도 71%는 완전히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마비가 심할수록 저절로 회복될 가능성이 작아진다. 치료를 않아도 13%만 경미한 후유증이 남지만 16%는 마비 등의 후유증이 남게 된다. 또한, 마비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94%에서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심했던 경우는 60%만이 정상으로 회복된다. 약물 치료로 강력한 염증 치료제인 스테로이드를 일주일간 사용하면 회복이 더 잘 된다. 항바이러스제를 추가하면 더 회복이 빠르다는 일부 보고도 있지만 논란이 있다. 약물 치료를 하면 완전히 회복될 확률이 90% 이상이다. 그런데 이러한 약물 치료는 증상 시작 후 3일 이내에 시작해야만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 침을 맞는 것도 벨마비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다수 있으며 다만 잘 설계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벨마비가 온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3일 이내에 시작해야 하며 보조적으로 침을 맞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선데이 배너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