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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 타쿤 영입 전통 존중하며 변화 추구”

중앙선데이 2010.10.31 02:06 190호 27면 지면보기
다지마 도시카즈 사장은 “브랜드 이미지 혁신을 통해 3년 안에 타사키를 일본 제일의 주얼리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인섭 기자
일본 럭셔리 주얼리 업체인 타사키(TASAKI). 1954년 창업해 70년 세계 최초로 마베진주 인공수정에 성공했으며, 94년에는 일본 유일의 사이트홀더(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제공 회사인 DTC로부터 다이아몬드 원석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한 곳)가 됐다. 그러나 명성은 빛이 바랬다. 실적 하향세는 뚜렷하고 주력 제품인 진주에는 고루하다는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다.

브랜드 이미지 혁신 이끄는 다지마 도시카즈 타사키 CEO

돌파구가 필요했다. 지난해 전면적인 브랜드 혁신 작업에 들어갔다. 기업 이미지(CI)를 바꾸고 일본 도쿄 내 점포의 인테리어를 손봤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타쿤 파니치걸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 영부인 미셸 오바마가 인정하는 디자이너로 알려졌다. 이런 타사키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사람이 다지마 도시카즈(57) 사장이다. 그는 일본 크리스찬디올·펜디 등을 맡아온 럭셔리 브랜드통이다. 현재 일본 LVJ그룹(루이뷔통·구찌 등 럭셔리 브랜드의 일본 내 유통·판매회사)의 사외이사도 겸하고 있다. ‘타쿤 컬렉션’ 출시를 기념해 최근 방한한 다지마 사장을 만났다.
 
-이력을 보면 패션 쪽 전문가다. 주얼리 브랜드가 생소할 텐데.
“2년 전 브랜드 혁신 작업을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패션과 보석은 다르지 않다. 과거엔 그냥 두고 보기에 좋은 보석이 좋은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진짜 보석이 빛날 때는 사람이 착용하고 옷과 조화를 이뤘을 때다. 패션 디자이너인 타쿤을 주얼리 디자이너로 영입한 것도 그런 측면에서다.”

-브랜드 혁신 작업의 성과는 어떤가.
“사업이란 게 물론 숫자(매출)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 그렇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는 게 선행돼야 한다. 정말 소비자들이 타사키가 달라졌다고 느끼고 만족하는지를 우리는 다양한 각도에서 체크했다. 타쿤 영입 후 내놓은 제품을 사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과거 타사키 고객이었다. 상당히 고무적이다. 전통 속에서 혁신을 추구한다는 우리의 목표가 들어맞은 셈이다.”

-그렇지만 ‘숫자’가 좋지 않다. 3분기 현재 누적(2009년 11월~2010년 7월) 매출액이 121억 엔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2008년 11월~2009년 7월)에는 142억 엔이었다. 브랜드 혁신을 했는데 실적이 더 나빠졌다.
“과거 타사키 수익의 절반 이상은 도매 쪽에서 나왔다. 우리 양식장에서 생산한 진주를 국내외 보석 업체들에 팔아왔다. 사이트홀더로서 다이아몬드를 가공해 팔기도 하고. 그런데 도매는 수익성이 별로 없다. 리테일(소매)로 사업 구조를 바꾸는 중이다. 일시적으로 매출은 줄 수 있겠지만 수익성은 점점 좋아질 것이다.”

-실적이 나쁘니 주주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주가도 90년엔 3000엔이 넘었지만 최근엔 65엔 선이다. 시장에서는 타사키의 변신에 대해 점수를 주지 않는 것 같다.
“주가가 기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말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렇지만 그 ‘평가’에는 미래의 성장성만이 아니라 과거의 ‘실적’도 들어간다. 과거 타사키의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주가가 안 좋은 것이다. 하루 이틀의 주가에 신경 쓰다가 큰 그림을 놓쳐서는 안 된다. 브랜드 혁신이라는 게 1~2년 만에 성과를 낼 수 있는 게 아니다.”

-한국의 경우를 보자면 명품 시장이 크고 있기는 하지만 중심은 가방인 것 같다.
“소득이 늘면 자신에 대한 포상으로 명품을 산다. 첫 단계가 잡화, 곧 가방이다. 이걸 넘어가야 다음 단계 주얼리 시대가 온다.”

-티파니·까르띠에 등과 비교한 타사키만의 매력이 있나.
“결혼 반지에 대해서 얘기해 보자. 내년에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거다. 우리는 일본 유일의 사이트홀더다. 다이아몬드 원석을 사와 우리 마음대로 연마해 제품화할 수 있다. 이런 원석 구입에서 상품화까지 일원화된 타사키의 강점을 제품으로 구현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보자. 고객이 피라미드 두 개를 붙인 모양의 다이아몬드 원석을 산다. 그 원석을 가르면 다이아몬드 조각이 두 개 나올 것이다. 큰 쪽은 신부, 작은 쪽은 신랑 몫으로 해서 각각 반지를 맞춘다. 두 개의 반지가 결국 하나에서 왔다는, 결혼에 딱 맞는 의미 있는 반지가 아니겠나. 이건 티파니나 카르띠에가 절대 할 수 없는 거다.”

-앞으로 타사키 대표로서의 계획은.
“난 패션계에서 주로 일했다. 패션의 유행 주기는 6개월이다. 소비자가 입는 시간으로만 따지면 유행이 3개월을 넘지 못한다. 그러나 주얼리는 다르다. 사람들은 보석을 사면서 평생 쓸 수 있는 것을 고른다. 3개월, 6개월이 아니라 평생 가치를 추구하는 고객을 상대하는 게 주얼리 회사다. 그래서 주얼리 회사의 변신은 그만큼 큰 도전이다. 브랜드 이미지라는 게 성과가 나오기까지 최소 3년은 걸린다. 타사키를 배에 비유한다면 나는 선장이다. 선원들에게 오른쪽으로 90도 꺾으라고 지시했다고 해서 당장 배가 가는 방향이 틀어지는 건 아니다. 배가 크기 때문에 조금씩 방향이 바뀐다. 내가 할 일은 직원들에게 가야 할 방향이 오른쪽인지 왼쪽인지를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다. 회사가 나갈 방향이 정해졌다면 리더는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직원들이 지금 회사가 어디로 가는지 불안해하고 있다면 대화를 통해 이들을 안심시키고 이들을 변화에 동참시켜야 한다. 지금 타사키는 일본 내 ‘넘버3’다. 3년 안에 넘버1 주얼리 브랜드로 만드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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