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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 소리

중앙선데이 2010.10.31 01:12 190호 11면 지면보기
오랜만에 화엄사에 갔습니다. 아는 이가 총감독을 한 ‘화엄제 2010-길눈뜨다’ 영성음악제에서 동네분들과 어울렸습니다. 놀러다니는 즐거움은 장소를 불문합니다. 법고와 범종, 목어와 운판. 법전 사물의 두드림이 절집에 퍼지더니 ‘각황전’에서 금강경을 외던 스님들이 태평소 소리를 앞세워 걸으며 ‘길눈뜨다’를 알렸습니다. 빛 바랜 단청을 시간의 무게로 간직한 각황전이 배경이고, 석등과 오층석탑 그리고 대웅전과 크고 작은 전각들을 길벗 삼아 아티스트와 관객들이 ‘소리’에 빠져들었습니다. 브라질 출신 ‘실비아’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몽골의 후미아티스트는 초원의 바람을 노래했습니다. 국악합주단 ‘바람곶’은 전통과 현대의 줄다리기 소리를 펼쳤습니다. 뭉클한 울림에 빠져든 기쁨이었습니다. 바람에 마음을 실은 아름다움이었습니다.
계곡 깊숙이 채웠던 물이 가물어져 계곡물 소리가 점점 여려지는 시절입니다. 마음마저 가물어지기 전에 장소를 불문하고 놀러다니시면 어떠실는지. 시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PHOTO ESSAY] 이창수의 지리산에 사는 즐거움





이창수씨는 16년간 ‘샘이깊은물’ ‘월간중앙’등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2000년부터 경남 하동군 악양골에서 녹차와 매실과 감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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