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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파동 희생양’ 그가 돌아왔다

중앙일보 2010.10.27 00:48 종합 8면 지면보기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은 26일 외교통상부 2차관에 민동석(58·사진) 외교안보연구원 외교역량평가단장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1998년 외무부가 외교통상부로 개편한 이래 통상교섭 전문가를 처음 차관으로 임용했다”며 “(민 내정자는) 외교부 출신이지만 농림부 경험으로 객관적 시선을 갖고 있어, 새 장관과 함께 외교부 변화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민 내정자가 2008년 촛불시위 파동의 계기가 됐던 한·미 쇠고기 수입 협상 책임자로서 논란의 핵심에 섰던 점에 대해 “온갖 어려움 속에서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었지만 공직자로서 소신을 지킨 사람”이라며 “이렇게 소신을 지킨 데 대한 배려도 있었으며, 이런 공직자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신을 지킨 사람에게 기회를 줬다’는 김 대변인의 설명에서 보듯 이명박 대통령이 민 내정자를 발탁한 배경에는 정치적 메시지도 읽힌다. 이 대통령에게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는 막 출범한 정부의 국정운영에 심대한 타격을 주었던 악재 중 악재였다. 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통해 두 차례나 국민에게 사과했고, 청와대 참모들은 무더기로 옷을 벗었다. 민 내정자는 당시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 수석대표로 논란의 한복판에 있었다. 그런 만큼 이번 인사에는 민 내정자 개인의 명예회복뿐만 아니라 ‘정권 차원의 명예회복’이란 의도도 깔려 있다는 게 청와대 참모들의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촛불시위가 2년이 지났다. 많은 억측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음에도 당시 참여했던 지식인과 의학계 인사 어느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며 “반성이 없으면 그 사회의 발전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고·외국어대 노어과 출신인 민 내정자는 1979년 외무고시 13회로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뒤 런던·제네바 등을 거치며 통상 관료로 경력을 쌓았다. 2006년 개방직인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으로 옮긴 그는 2008년 4월 한·미 쇠고기 수입 협상을 타결하고 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에 광우병 우려가 있다는 ‘괴담’이 번지면서 대규모 촛불시위가 촉발되자 그해 7월 8일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민 내정자는 이후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과장 보도했다는 이유로 방송사 PD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내정 소식이 전해지자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회전문 인사라는 표현으로 부족한 각설이 인사(민주당 이춘석 대변인)”, "이명박 정부 인사 중 최악의 인사(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편 청와대는 신각수 외교부 1차관에 대해 내년 초 재외공관장 인사 때까지 유임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기획조정실장에 전충렬(56)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을 내정했다. 전 내정자는 행정고시 27회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행정안전부 인사정책관을 거쳤다. 2005~2008년에는 주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했다.

강찬호·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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