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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스테이지]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동성애 커플 언약식 삭제

중앙일보 2010.10.25 01:00 종합 24면 지면보기
작가정신의 침해인가, 종교 가치관의 존중인가. SBS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이하 ‘인생은’)가 동성애 커플의 ‘성당 언약식’ 장면을 삭제 방송해 구설수에 올랐다. 23일 방송 내용에 태섭(송창의)과 경수(이상우)가 성당에서 반지를 주고받으며 둘만의 언약식을 하는 내용이 들어있었지만 사전 편집한 것이다. 방송 직후 해당 홈페이지엔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항의가 쏟아졌다.


김수현 작가 “흐름 엉망됐다”

 문제의 장면은 제주도의 한 성당에서 촬영됐다. 촬영 협조를 구할 때 제작진은 “두 사람이 기도하는 장면”이라고만 말했다. 성당 측은 촬영 도중 언약식 장면임을 알고 진행을 제지했다. 제작진은 촬영된 것만 내보내려다가 방송 직전 모두 걸러냈다.



 김수현 작가는 발끈했다. 자신의 트위터(@Kshyun)에서 “더러운 젖은 걸레로 얼굴 닦인 기분. 시차고 흐름이고 리듬이고 엉망 되고”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마음의 소리로 처리하려던 대사 몇 마디도 안 된다고 기어이 잘라내라는 방송사의 요구에 이어 잘라낸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항의 표시로 문제의 장면을 대본 그대로 트위터에 공개했다.



 이에 대해 김영섭 SBS 책임프로듀서는 “대본 단계에선 크게 문제가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촬영이 제지된 마당에 그대로 내보내는 것도 문제라고 봤다”며 “동성애자들의 인권도 보호해야 하지만 종교인들의 교리와 가치관도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성애 이슈를 현실적으로 다뤄 화제가 된 ‘인생은’은 최근 법무부 결정으로 교도소 내 방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총 63부작으로 11월7일 종영된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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