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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G20재무장관 합의, 정상회의 성공으로 이어져야

중앙일보 2010.10.25 00:28 종합 34면 지면보기
지난주 경주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선 날로 격화돼 온 글로벌 환율전쟁의 향배를 가를 만한 중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G20은) 보다 시장 결정적인 환율제도로 이행하고 경쟁적인 통화절하를 자제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들은 또 “(환율전쟁의 원인이 된) 과도한 대외불균형을 줄이고 (각국의) 경상수지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모든 정책수단을 추구한다”고 결의했다. 지난 1985년 플라자 합의와 같은 명시적인 목표를 제시하진 못했지만 ‘환율전쟁의 끝은 결국 세계경제의 공멸’이라는 긴박한 인식 아래 최악의 파국을 면할 수 있는 최선의 합의를 도출해 낸 것이다.



 이로써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를 자칫 각국의 이해가 충돌하는 격전장으로 몰고 갈 뻔한 최대 현안이 수습의 돌파구를 찾았다. G20정상회의의 의제를 조율하는 최고 실무회의인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환율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히지 않았더라면 그동안 공들여 준비해온 서울 G20 정상회의는 사실상 실패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런 점에서 이번 경주회의의 성과는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결정적인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우리는 그동안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환율문제를 정식 의제로 삼아 해결책을 도출할 것을 여러 차례 촉구해 왔다. G20 정상회의가 단순한 겉치레만의 국제 이벤트로 끝나지 않으려면 세계경제가 직면한 최대 현안인 환율문제를 비켜가서는 안 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정부는 껄끄러운 주제인 환율문제를 피하지 않고 의장국으로서의 기민하고 끈질긴 중재 노력을 다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또한 각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얽힌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분과 지배구조 개혁안을 전향적으로 조율해 냈다. 이는 앞으로 한국이 G20의 핵심 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갖췄음을 입증한 쾌거라고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번 회의의 성과만으로 G20 정상회의의 성공을 장담하긴 이르다. 이번 경주회의의 결과는 최악의 환율전쟁을 피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한 원칙적인 합의에 불과하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처럼 “(이번 공동성명으로) 환율 논쟁이 종식될 것”이란 낙관은 성급하다. 앞으로 이번 회의에서 합의한 대로 글로벌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각국의 정책적 노력을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세밀한 실천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음 달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는 이번 경주회의의 결과를 토대로 보다 진전된 정상 차원의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의 성과에 자만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또한 G20 정상회의 이후에도 국제사회의 각종 현안에 리더로서의 역할을 당당히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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