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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훈의 마켓뷰] 주가 조정 일시적 … 연말 랠리는 현재진행형

중앙일보 2010.10.25 00:26 경제 12면 지면보기
거침없이 오르던 주가가 요즘 들어 갈지(之)자 행보를 하고 있다. 22일 코스피 지수가 22.62포인트(1.21%) 오르면서 다시 1900선에 다가섰지만 아직 지난달 초 밟았던 1900대 초반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주춤한 표면적인 이유는 9월 초부터 약 한 달간 단기 급등한 데 따른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상승의 주도 세력이었던 외국인 순매수의 강도가 약해진 것도 한 요인이다. 한 꺼풀 더 벗겨보면 삼성전자·포스코 등 간판 기업의 3분기 실적에 대한 아쉬움, 환율 전쟁이 어떻게 진행될까 하는 불확실성, 그리고 미국의 돈줄 풀기가 과연 바라는 만큼 이뤄질까 하는 의구심 등이 도사리고 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이 은근히 기대했던 연말 증시 랠리는 영영 오지 않는 것일까.



 필자는 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3분기 실적으로 인한 주가 조정은 그리 크지 않았다. 잠시 떨어지는 듯하더니 어느덧 전 고점 가까이 밀고 올라왔다. 이런 상황에서 환율 전쟁의 불확실성 등이 해소되면 증시는 연말 랠리에 돌입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지금 투자자들은 다음 달 중순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미국의 양적 완화 규모를 결정할 다음 달 3일의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일련의 대형 국제 이벤트에 주목해야 한다. 여기서 확실한 조치가 나오면 ‘불확실성’이라는 안개가 걷혀 연말 랠리는 시동을 걸 것으로 판단된다. 사실 연말 랠리 기대감은 이미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결과를 통해서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환율 전쟁은 한때 극단으로 치닫는 듯했다. 그러다 봉합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미국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려던 것을 일단 미뤘다. 이에 중국은 기준 금리를 올려 통화 절상의 여운을 남겼다. 그러더니 경주 회의에서는 ‘시장결정적인 환율제도를 이행하고 경쟁적인 통화절하를 자제한다’는 공동성명까지 이끌어냈다. 환율 전쟁의 안개가 반쯤은 걷혔다고 봐도 좋은 것이다.



 물론 이로 인해 다음 달 초 미국 FOMC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기를 부양하고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려고 돈을 왕창 풀려 했는데, ‘달러 가치 하락’을 위한 돈 보따리는 그냥 묶어 두게 됐다. 그만큼 양적 완화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G20 경주 회의는 또 다른 선물도 전했다. 경기 회복을 위해 글로벌 공조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세계 각국의 공조체제는 미국 중간선거와 FOMC회의, 그리고 서울 G20 정상회의를 거치며 보다 뚜렷한 방향성을 잡게 될 것이다. 전반적으로 한국 증시에는 기회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잠시의 조정에 흔들리지 말자. 연말 랠리는 물밑에서 움직이기에 잘 느껴지지 않는 것일 뿐, 사라지지 않은 현재진행형이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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