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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경주 선언’ 후한 평가

중앙일보 2010.10.25 00:08 경제 2면 지면보기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자신의 보스들이 할 일을 별로 남겨두지 않았다.”


“보스들이 할 일 별로 안 남겼다”

 경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결과를 전하는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논평이다. 공동선언문에 굵직한 내용은 얼추 담겨 다음 달 서울에서 모일 G20의 대통령과 총리들이 뭘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만큼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는 얘기다.



 다른 주요 외신들의 평가도 비교적 후한 편이다. 뉴욕타임스(NYT)도 ‘G20이 환율 전쟁을 피해가기로 선언했다’는 기사에서 주요 합의 내용을 전하면서 “주요국 간 입장차를 좁히기 위한 일보 전진”이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퇴색돼 가던 국제사회의 공조를 되살려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보인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환율 전쟁’에 대한 입장차로 회원국 간 파열음이 나오면서 G20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낮아져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공동선언에 담긴 문구도 기대 이상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NYT는 “많은 참가자들이 예상한 것보다 더 큰 공감대가 만들어졌으며 지금까지 G20 사상 가장 강한 표현들이 채택됐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한편에선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는 유보적인 평가도 여전히 있다. G20의 선언이 회원국들을 강제할 힘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번에 마련된 ‘뼈대’위에 구체적 내용물을 채워 넣는 과제도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회원국들이 환율 전쟁을 피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신호는 줬지만 불균형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치를 정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국가별로는 득실 계산에 따라 반응이 엇갈린다. 중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국제통화기금(IMF) 내 지분이 크게 늘어난 데 고무된 표정이다. 관영 신화통신이 IMF 지배구조 개혁 결과 중국의 지분율이 종전 6위에서 3위로 상승했다고 보도한 데 이어 다른 언론매체들이 이를 모두 중요 기사로 다뤘다. 다만 신화통신은 중국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위안화 환율 문제를 의식한 듯 환율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 제도를 이행하고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자제하기로 했다는 다른 합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엔고(高)가 현안인 일본에선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산케이(産經)신문은 24일 “일본만 손해를 봤다”는 평가를 내놨다. 공동선언문이 ‘시장 결정적 환율’이 강조되고, 경상수지 목표제 등이 거론되면서 흑자국인 일본이 외환시장에 개입하기가 쉽지 않아졌다는 관점에서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상은 23일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필요할 때 단호한 조치를 취한다는 일본의 자세에는 변함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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