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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벌 알 풀어 해충 알 막고 지렁이에 음식쓰레기 먹이고 중국의 기발한 친환경 기술

중앙일보 2010.10.25 00:04 경제 15면 지면보기
중국은 급격한 산업화의 부작용을 앓고 있다. 13억 명을 먹여 살리려고 식량 증산에 힘쓰다 보니 농약과 화학비료를 남용해 농지와 농작물이 중금속에 많이 노출됐다. 대도시는 넘치는 생활 쓰레기로 곤란을 겪고 있다. 근래 떠오른 묘책 두 가지를 소개한다. 알벌·지렁이를 활용한 친환경 기법이다.



알벌로 농작물 해충을 박멸한다



베이징(北京) 북쪽 미윈(密雲)현의 한 옥수수 밭. 베이징시 농업국 공무원들은 지난 7월 하루 1만 무(畝:1무는 666㎡) 넓이의 옥수수 밭에서 흰색 작은 봉지 속에 든 알벌 수만 마리를 옥수수 줄기 사이에 일일이 집어넣었다. 같은 날 베이징 근교의 다싱(大興)·순이(順義)·퉁저우(通州)·팡산(房山)·핑구(平谷)·화이러우(懷柔)·창핑(昌平)·옌칭(延慶) 등지에서도 알벌 방생 행사가 열렸다. “하루가 지나면 알벌이 기어나와 옥수수 줄기 곳곳에 산란을 한다”는 설명. 암컷 알벌은 옥수수를 갉아먹는 해충의 알 주위에 산란하는 습성이 있다. 알벌이 산란한 알들은 옥수수 해충 알 즙을 먹으며 자란다. 이렇게 되면 옥수수 해충 알은 부화하기도 전에 죽어버린다. 농약을 쓰지 않고 해충 구제가 되는 것이다. 곤충으로 곤충을 잡는다는 뜻에서 ‘이충치충(以蟲治蟲)’ 농법이라고 불린다. 미윈현의 한 옥수수 재배 농민은 “알벌들이 부지런히 옥수수 유충을 먹어치워 일년 내내 해충 구제용 농약을 한 번도 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1무의 옥수수 밭에 들어가는 해충 구제 비용이 연간 6위안(약 1000원)에 불과하다. 베이징의 장링쥔(張令軍) 식물보호소장은 “1무의 옥수수 밭에서 연간 120g의 농약을 덜 사용한다고 보면 베이징 전체로 연간 60여t의 농약을 덜 뿌리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시 정부는 올해 농작물 해충 구제를 위해 200억 마리의 알벌을 풀 예정인데, 옥수수 밭에만 그 절반인 100억 마리가 풀린다.



지렁이에게 음식 쓰레기를 먹인다



수백만 명의 농민공(農民工:농촌 출신 이주 노동자)을 포함해 인구가 2000만 명에 육박한 베이징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넘친다. 음식을 먹다 남기는 것을 미덕으로까지 여기는 습성 탓에 더욱 그렇다. 급기야 지렁이를 해결사로 동원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베이징 도심의 둥쓰치탸오(東四七條)의 주민위원회는 지난 19일 50가구에 집집마다 2000마리씩 지렁이를 배급했다. ‘지구촌’이라는 민간환경단체 소속 회원들이 앞장서 시범을 보였다. 상자에 배합토와 지렁이를 함께 담았다. 지구촌 회원들은 “채소 이파리와 과일 껍질을 한 층씩 올려놓고 다시 배합토를 덮으면 된다. 하루에 음식물 쓰레기를 1㎏ 이상 넣지 말라”고 설명했다. 지렁이 한 마리는 하루 동안 자기 체중에 맞먹는 음식물 쓰레기를 먹어치운다. 2000마리의 지렁이로 약 1㎏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가능한 셈이다. 시 관계자는 “2000마리 지렁이의 하루 배설물은 0.5㎏가량 되지만 이는 천연 유기질 비료로 활용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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