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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화원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

중앙일보 2010.10.22 00:16 1면



문화원 건물 천안문화재단이 사용 하기로



천안시는 지난 2월 행정대집행을 통해 성정동 천안문화원 건물을 환수했다.



천안시 성정동에 있던 천안문화원 건물은 현재 비어있다.



 올 2월 천안시는 행정대집행을 통해 천안문화원 건물을 환수했다. 2006년 당시 신임 문화원장 K씨와 문화원 직원들 사이에 시작된 갈등이 4년 동안 지속되면서 파행운영이 계속되자 시가 극약처방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갈등은 여전하다. 기존 성정동 문화원 건물에서 쫓겨난 천안문화원은 두정동에 임시 사무실을 차려놓고 지난 5월 임시총회를 거쳐 새로운 문화원장 J씨를 선출했다.



 그러나 일부 회원들이 이날 임시총회가 불법적으로 진행됐다며 경찰에 고소하고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과 임시총회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천안시는 천안문화원이 정상화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기존 성정동 문화원 건물을 보수해 내년 9월 출범 예정인 천안시문화재단 사무실과 성정1동 주민자치센터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현재 천안문화원은 일부 회원들이 낸 회비로 두정동에 임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문화원 시설규정에 턱없이 부족해 제 기능을 하기엔 역부족이다. 천안시의 예산지원이 중단된 상태에서 자체적으로 문화원 고유 사업을 벌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천안의 자존심’ 천안문화원이 역사 속에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천안문화재단 내년 9월 출범









56년이나 된 천안문화원이 내부 갈등을 봉합하지 못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성정동에 있는 천안문화원 건물은 내년 9월 설립 예정인 천안문화재단으로 넘어가게 된다. [조영회 기자]



천안문화원은 지난 56년 동안 천안의 향토문화 창달을 위해 문화와 사회교육사업을 벌여 온 비영리 특수법인체다. 하지만 시 관계자는 “내년에 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성정동 문화원 건물을 리모델링 할 계획이다. 천안의 문화사업 전반을 총괄하게 될 천안문화재단과 성정1동주민자치센터가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천안문화원 건물은 70㎡규모의 무대와 230석의 관람석을 보유한 공연장, 130석 규모의 문화사랑방, 300석의 야외공연장, 270㎡와 400㎡ 크기의 전시장 등을 갖춰 문화예술단체 사용에 적합하도록 설계돼 있다.



 현재 두정동 임시 사무실은 이 같은 시설을 확보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문화원 이사진들은 성정동 기존 건물에 다시 들어가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천안시의 반응은 냉담하다.



“천안문화원 살려야”



천안문화원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금이라도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모를 일이지만 천안문화원은 여전히 내전(?) 중이다. 일부 회원이 제기한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은 기각됐지만 임시총회 무효 확인 소송과 경찰 고소 사건은 현재 진행형이다.



 임시총회 과정에서 불법성이 있었는지 여부는 경찰 수사나 소송 결과를 통해 확인되겠지만 이후에도 천안문화원이 정상화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작 신임 원장 J씨조차도 “이렇게 복잡한 상황인지 모르고 문화원장 공모에 나섰다. 평생 나라에서 시키는 일을 하며 자부심을 갖고 산 사람인데 경찰서와 법정을 오가며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다. 이젠 마음을 비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문화원장을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문화원을 살리기 위한 각계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반세기가 넘는 역사를 가진 천안문화원은 천안의 자존심이다. 한때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지방문화원으로 평가 받았는데 이렇게 속절없이 문을 닫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문화원 문제는 감정적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 과거의 잘못은 덮어두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동안 문화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시민들이나 각계 원로들로부터 “이대로 문화원이 사라지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문화원 설립허가 취소 될 수도



지난 1954년 설립돼 지역의 구심점으로 자리 잡았던 천안문화원. 그러나 단 4년 만에 만신창이가 되면서 이제는 빈 껍데기만 남게 됐다. 천안문화원의 절대적인 과제는 정상화 여부다. 천안문화원 예산의 대부분은 자치단체의 지원금이다.



천안시가 문화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2007년 4월 이전까지만 해도, 보조금 규모가 연간 3억원에 달했다. 이는 문화원 전체 예산의 60~70%를 차지했다.



 게다가 건물을 빼앗겨 문화원이 열어 오던 각종 문화행사 수입도 현재는 전무하다. 200여 명의 회원들이 내던 회비도 문화원 건물 환수 이후 납부를 기피하고 있다. 직원도 사무국장 혼자만 남았다.



 천안시 등이 정상화를 강력 요구하는 만큼 천안문화원의 존속을 위해서는 내부의 정상화가 선결돼야 한다. 또 존립을 위해서는 새로운 장소도 마련해야 한다.



 현행 법률에 따르면 지방문화원은 사무실이나 회의실, 강당(공연장 또는 시청각실 겸용), 전시실, 도서실 중 3개 이상의 시설을 갖춘 연면적 330㎡ 이상의 시설과 설비를 갖춰야 한다.



 천안문화원의 현 상황을 감안하면 이 같은 시설 등이 빠른 시일 내에 마련될 지 의문이다. 만약 법률상 기준에 부합되지 않을 경우 설립 허가마저 취소될 수도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충남도로서는 자체적으로 정상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상당 기간 설립 허가 기준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설립허가 취소를 위한 법률적 절차를 진행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장찬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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