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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부 부활보다 대통령이 위원장 맡는 조직이 효과적”

중앙선데이 2010.10.17 06:34 188호 11면 지면보기
13일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상 강화방안을 모색하는 대토론회가 열렸다. 정관계, 과학계 인사 300여 명이 참석한 이 토론회는 한국의 과학기술을 이끌 조직을 어떻게 구성할지를 놓고 2시간20분 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다. 신인섭 기자
현 정부 출범 초 과학기술부(이하 과기부)를 없앤 것을 놓고 그동안 뒷말이 끊이지 않았다. 세계적으로 첨단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는 상황에서 현 정부가 마치 과학기술을 홀대하는 듯한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은 지난 1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 위상 강화방안 모색 대토론회’에서도 현 정부에 부메랑이 돼 날아왔다.

국회의원들이 주최한 ‘과학기술위원회 강화방안’ 토론회

국과위는 그동안 비상설기구로 운영돼 오다 지난 1일 상설위원회로 위상을 강화하는 개편안이 발표됐다. 과학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날 토론회엔 여야 원내대표를 비롯,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등 정·관계, 과학계 인사 등 300여 명이 참석해 국과위에 거는 기대를 실감케 했다. 그러나 과기부 폐지와 국과위 운영을 둘러싸고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간의 시각차를 드러나기도 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과기부를 없앤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과기부를 살려내야 한다”고 말해 토론회 시작부터 긴장을 조성했다. 박 대표는 “민주당의 입장”이라며 “아무리 대통령이 위원장을 한다고 해도 (국과위가) 역할을 크게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국과위는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유일한 위원회로서 정부 수립 후 가장 강력한 과기 전담 조직을 만드는 만큼 야당과 잘 협력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해 야당과 입장차를 드러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이번에 만든 국과위 개편안은 과학기술인들의 염원이 담겨 있고, 동시에 정부 차원에서도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과 결정을 담은 방안”이라며 “추진력을 가지고 시행될 수 있도록 국회 입법 과정에서 각별한 지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국과위는 1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회의를 열었다. ▶대통령 직속 상설위원회로 하며 ▶위원장은 종전대로 대통령이 맡고 ▶장관급 상근 부위원장직을 신설하며 ▶사무처를 교과부에서 분리해 상설 조직으로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과위 위상과 기능 강화방안’을 의결했다.

이번 토론회는 한나라당 박영아 의원과 변재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등 여야 의원 6명이 공동 주최했다. 다음은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 내용.

▶박영아(한나라당·서울 송파갑) 의원=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지금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과학기술의 발전을 지속적 경제 성장의 핵심 전략으로 택하고 있다. 그동안 기획재정부가 수행하던 연구예산 배분조정권의 상당 부분을 국과위가 수행하게 되고, 또 사업의 평가까지 하는 강화된 개편안에 대해 과학기술계 인사 대부분이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남은 일은 명실상부한 국가 과학기술의 연구개발(R&D)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이 안이 법률로 입안돼 조속한 시일 내에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이다. 그것이 과학기술계의 염원이고 또 우리 국회의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영식 교과부 과학기술정책실장=국과위의 위상과 기능을 동시에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과위가 R&D 사업을 잘 컨트롤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사전기획을 각 부처에서 추진해 왔는데 앞으로는 국과위에서 수행한다. 재원 배분과 관련, 지금은 국과위에서 방향을 제시하면 기획재정부에서 그 내용에 맞춰 배분·조정·편성해 왔으나 앞으로는 예산 배분 방향 제시뿐만 아니라 주요 사업에 대해 예산을 직접 배분·조정하도록 법안이 만들어져 있다.

▶손진훈 충남대 교수=국과위 강화 이유는 창조형 혁신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창조형이라고 하는 것은 분위기라고 말하고 싶다. 자율성·수월성·책임성을 강화하는 분위기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정부 개입이 축소돼야 한다. 다시 말해 민간 주도형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과학기술 연구사업의 선택·집중과 다양성도 필요하다. 또 하나 과학기술계의 자성을 동반한 책임 강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김춘진(민주당·고창-부안) 의원=정부가 과기부 폐지에 대한 정부 조직 개편의 잘못을 인정하고 과기부를 신설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 다만 정부와 여당이 국과위 위상 및 기능 강화를 추진할 경우 가급적이면 출연연(한국항공우주연구원(나로우주센터) 등 지식경제부와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26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국과위 소속으로 한 원샷 개편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일러야 내년 상반기 국과위 개편이 이뤄지는데 이후 출연연을 개편하는 2단계론은 문제가 있다.

▶안종석 출연연 연구발전협의회장=나는 연구자다. 국과위에 대한 연구자의 우려를 전하자면 형식은 갖춰졌는데 기능 강화를 주문하고 싶다. 현재 개정안만 보면 미흡한 부분이 있다. 시행령이 상당히 중요한데 차근차근 잘 만들어 나갈 것을 기대한다. 정치인들에게 이번 국과위 강화안을 통과시켜 주기를 부탁드린다. 과학기술 행정체계가 진화하듯이 출연연도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면서 진화해야 한다.

▶민경찬 과실련 대표=그동안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지 못한 것은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다.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결국 국가 차원의 전략이 분명치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국가 차원의 통합적 기획력을 어디서 확보하고 이끌어 나가느냐다. 특히 10년, 20년, 100년을 내다보는 긴 안목에서 이 이슈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가 가장 중요하다. 과학기술계의 염원이 반드시 결실을 맺도록 이번에 컨트롤 타워를 꼭 설립시켜 줘야 한다. 이 컨트롤 타워 이슈는 정부의 문제도 아니고 과학기술계의 문제도 아니다. 국가의 문제다. 우리 미래의 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박방주 한국과학기자협회장=최형섭 전 과기처 장관을 만난 적이 있다. 그분은 자신이 과기처 장관이었지만 사실은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과기처 장관이고 자신은 비서관이었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이번에 국과위 강화안을 보고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기술계도 전체 서명운동이라도 벌여 이를 지지하는 움직임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박원훈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부원장=이제껏 과학기술 행정체제가 잘 발전돼 오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과기부가 없어지고 과학기술 행정조직이 크게 후퇴했다고 본다. 다행히 과오를 인정하고 더 좋은 시스템을 고안해 낸 것이 국과위 기능 강화라고 생각한다. 국과위 기능을 강화하는 데 있어 범부처적 기능이 훨씬 더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 전략 비중이 더 높아져야 한다.

▶이상목 과기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박지원 대표께서 하는 말씀을 들으니 조금 우려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국과위 운영이 성공하기 위한 방안을 몇 가지 말씀드리겠다. 첫째 조건은 공정성이다. 공정성이 있어야 피평가기관이나 관계부처가 지지하고 신뢰를 보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과위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외부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이를 위해 신분이 보장돼야 한다. 둘째로 중요한 것이 예산의 배분 조정에 관한 사항이다. 예산을 배분 조정할 수 있는 사업의 범위를 명확하게 해 법안이 다뤄져야 한다. 부처 조정도 중요하다. 앞으로 융합기술이 중요해지고 여러 부처가 관련되는 일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 출연연도 다양성의 잣대하에서 평가되고 관리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임해규(한나라당·부천 원미갑) 의원=이번에 대통령께서 위원장을 맡는다는 의지를 보임으로 해서 국과위 논의와 출연연의 개편 문제가 한 단계 변화한 것 같다. 민주당 원내대표께서 세게 한 말씀 하시는 바람에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얼마나 일을 할 수 있을까 우려를 하기는 했지만 김춘진 의원의 말씀을 들어보니 우리가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이번 정기국회에 이어서 다룰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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