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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교사와 소통, 성적 끌어올린 교장이 평가 좋았다

중앙일보 2010.10.14 03:00 종합 24면 지면보기
#. 2006년 서울 강서구 공진초등학교에 초빙교장으로 부임한 조영옥(60) 교장은 아침을 굶고 오는 학생들을 위해 ‘나아가기 운동’이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학교는 전교생이 200여 명으로 서울시내 초등학교 중 기초생활수급자 비율(44%)이 가장 높았다. 지인과 인근 복지단체 등의 협조를 얻어 어려운 학생들에게 아침을 제공했다. 또 20명의 전 교원이 학력 부진 학생 지도에 나섰다. 그 결과 학업성취도 ‘보통 이상’ 학력 비율이 2008년 50.2%에서 지난해는 64.4%로 껑충 뛰었다.


서울 공립 초·중·고 교장 918명
2009년 ‘업무 성적표’ 첫 공개

#. 성북구 모 초등학교는 P(59) 교장 취임 뒤 치른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보통 이상’ 학생 비율이 78.7%였다. 전년도의 83.1%보다 4.4%포인트나 떨어진 수치였다. 성북 관내 37개 초등학교 중 하락률이 가장 컸다. 2008년 1.6%이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도 줄지 않았다. 학생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한 결과다. 이 교장은 학부모 만족도 조사에서도 20점 만점에 12점을 받는 데 그쳤다.



서울시교육청이 올 초에 처음 실시한 교장평가 결과 교장들의 능력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이 13일 한나라당 박보환 의원에게 제출한 ‘2009학년도 공립 초·중·고 학교장 평가’ 자료에 따르면 교장 918명을 평가한 결과 최상위 등급(상위 3%)은 25명이었고 최하위(하위 3%)는 이보다 많은 29명이었다. 대상은 초등 545곳, 중 265곳, 고 108곳의 교장으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1년간 성과를 평가했다.



평가 항목은 ▶학교경영 성과(50점) ▶학력증진 성과(20점) ▶학부모 만족도 조사(20점) ▶학교장 활동 성과(10점) ▶청렴도와 자질(감점) 등으로 11개 지역교육청별로 평가위원회를 만들어 실시했다.



최상위급 교장들에겐 공통적인 비결이 있었다. 학부모·학생을 열린 마음으로 대하고, 교사들과도 격의 없이 토론하며 리더십을 발휘했다. 올 9월 정기인사에서 여성으로는 최초로 서울교육청 중등교육정책과장에 발탁된 이옥란 대왕중 교장은 뚝심과 아이디어가 눈에 띄었다. “교사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요하다”며 교원평가 시범 운영을 이끌었고, 재활용품을 교환하는 친환경장터도 활성화했다.



오현초 송경헌(현 교대부속초) 교장은 매주 금요일 학교 소식과 해당 학급 주간학습계획을 담은 ‘주간통신’을 직접 작성해 학부모에게 보냈다. 최옥수 중암중 교장은 교내에 자율학습실을 마련했다. 또 수준별 맞춤수업을 위해 교사들은 방과후에 학생들을 지도했다. 최 교장은 “특목고 진학생이 두 배로 늘자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로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상위 교장 25명 중 7명이 학업성취도 향상도에서 20점 만점을 받았다.



반면 최하위 교장들은 학력신장·청렴도 면에서 크게 뒤졌다. 29명 중 8명이 학업성취도 향상도 평가에서 4점을 받는 데 그쳤다. 또 이들 중 4명은 방과후 학교업체 선정 시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직위해제됐다.



이번 평가에선 허점도 드러났다. 당초 상위 3%에 속했던 3명이 수학여행 비리로 직위해제(불구속 입건) 또는 징계 의결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 초등인사과 백정흠 장학사는 “수학여행 비리는 수사 결과가 올 7월에 나와 반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시교육청은 내년부터는 교감에 대해서도 경영능력 종합평가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원진·박유미 기자



◆교장평가=부산교육청이 2008년 처음 도입한 이후 서울·대구·경북 등 4개 광역시·도만 시행 중이다. 미국·영국·뉴질랜드·일본 등 선진국은 오래전부터 교장평가를 도입해 인사에 반영해왔다. 우리나라에선 교장이 되면 평가대상에서 제외되고 전문성 계발 연수를 받지 않아도 신분상 불이익이 없었다. 올해부터 정부가 교원평가제를 도입해 교장도 평가 중이지만 인사·보수와 연계하지 않아 그 효과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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