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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 재계약 땐 인상 상한 없어 … 최고 30% 껑충

중앙일보 2010.10.14 00:28 경제 14면 지면보기
서울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싼 임대료와 주거 안정성이다. 집값이 떨어지고 전셋값은 급등하는 불안한 상황에서 주변 전셋값의 80% 이하로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부각되는 것이다. 특히 보증금 인상폭을 연간 5% 이내로 제한한 점은 치솟는 전셋값 때문에 불안한 무주택 서민들에게 큰 매력으로 꼽힌다.


[뉴스분석] 전세난에 시프트 보증금도 급등

그런데 이게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다. SH공사가 최근 분양(입주자 모집)한 시프트 가운데 입주민 퇴거, 당첨자 미계약 등으로 1~2년 만에 재분양한 물량의 전셋값이 1~2년 만에 최고 30% 이상 올랐다. 서울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의 59㎡형 시프트는 지난해 6월 2억2366만원에 입주자를 모집했지만 지금은 31% 오른 2억9300만원에 입주자를 다시 뽑았다. 반포자이 59㎡형 보증금도 지난해 2억2400만원이었지만 지금은 2억8670만원으로 28%나 껑충 뛰었다. 강서동부센트레빌4차 59㎡형 역시 1억1600만원으로 2년도 안 돼 24%나 상승했다.



주변 전셋값이 뛰면서 서울 반포자이 내 장기전세주택의 전셋값은 지난해 2월보다 30% 가까이 올랐다.
SH공사 이상현 장기전세팀장은 “주변 전셋값을 반영해 시프트 보증금을 책정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며 “최근 들어 서울의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시프트 보증금도 많이 뛰었다”고 설명했다.



SH공사는 시프트 보증금 인상 상한선을 주택임대차 보호법을 적용해 연간 5%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임대차보호법을 적용받는 시기는 계약기간 이내뿐이다. 2년 후 재계약할 때는 상한선이 없는 것이다. 계약이 해지된 물량을 다시 분양할 때도 보증금 인상률의 상한선은 없다. 이 팀장은 “재계약 시점이나 계약 해지된 물량을 분양할 때 보증금 인상 상한선은 마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변 시세가 많이 오르면 30% 이상도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2008년부터 입주한 시프트 가운데 이달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재계약하는 2500여 가구의 시프트 세입자는 큰 폭의 보증금 인상을 걱정하고 있다. 강동구 강일지구 시프트에 살고 있는 한 세입자는 “지금까지 2년 재계약 기준으로 5% 인상 상한선이 적용되는 줄 알았다”며 “보증금이 많이 오른다면 서민 주거안정을 꾀하려는 시프트의 취지가 무색한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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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 보증금 인상폭이 주변 시세를 반영한다지만 반영 방법과 폭이 제각각이어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일반 보증금 조정은 1년마다 가능하기 때문에 지난해 12월 처음 분양한 강동구 고덕아이파크나 서초구 교대e편한세상, 강남구 래미안그레이튼 등의 59㎡형 보증금은 최근 주변 전세시세가 급등했어도 변함이 없다.



SH공사 관계자는 “첫 분양 뒤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주변 전세 시세를 반영하면 보증금이 갑자기 크게 오르게 돼 상승폭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일자 서울시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새로 공급하는 시프트와 계약을 갱신하는 시프트의 보증금 결정을 달리할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계약 해지분을 다시 공급할 때는 ‘기존 전세 시세의 80% 이내’ 원칙을 적용하고, 2년마다 새로 계약하는 시프트의 인상폭은 주거안정 차원에서 많이 올리지 않겠다는 것이 서울시가 잡은 방향이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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