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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상 원격진료 안 돼 ‘스마트 병원’ 걸림돌

중앙일보 2010.10.14 00:24 경제 11면 지면보기
종합병원이 스마트폰 등 각종 정보기술(IT) 기기를 활용해 ‘지능’을 높여가고 있다. 고려대 의료원도 최근 서울 안암과 구로 병원, 경기도 안산병원에 근무하는 의사·간호사·기술직·행정직 등 총 2000여 명에게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S를 지급했다. 스마트폰 기반의 유·무선 통합서비스와 모바일 오피스를 구현하는 일은 SK텔레콤이 돕는다.


화상으로 협진, 원격 판독은 가능

고려대병원은 이번 유·무선 통합 서비스 도입으로 그동안 건물 내에서 이동이 잦은 의료진과 간호사, 기술직 근무자가 호출기 형태의 단말기와 본인의 이동전화를 동시에 갖고 다니는 불편을 덜게 됐다. 또 서울과 경기도의 세 곳 병원 간에 구축된 통합 의료정보시스템으로 병원 업무와 환자의 진료 편의를 돕는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모바일 오피스를 통해 ‘유비쿼터스-병원(U-hospital)’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서울 신촌의 세브란스병원도 스마트폰으로 ‘메디-스마트(Medi-Smart)’라는 종합 IT 의료서비스를 도입했다. 언제 어디서나 환자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다른 의사와 화상회의를 할 수도 있다.



이처럼 좀 더 ‘똑똑해지려는’ 종합병원들의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의료선진국인 미국도 우리보다 크게 나을 것이 없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의 카이저-퍼머넨테 병원의 경우 1961년부터 해온 전자 의무기록 시스템이 국제적으로 꽤 인정받는 정도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스마트 병원의 걸림돌은 의료법상 원격진료를 허용하지 않는 점이다. 이를 개정하려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미국에서도 원격진료는 허용되지 않는다. 책임 소재 문제가 의료소송 등 분쟁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는 이유다. 삼성의료원의 곽연식(의료정보학과) 교수는 “미국 뉴욕주에서 면허를 받은 의사가 캘리포니아에 있는 환자를 원격진료할 경우 캘리포니아주의 환자는 무면허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원격진료가 활성화하면 대형병원과 지방 군소병원 간의 격차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원격 화상회의를 통한 의사들 간의 협진이나, 각종 영상정보의 원격판독 정도가 현재로서 가능한 원격의료 행위다.



원격진료를 겨냥한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은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GE와 인텔은 만성질환자 등을 상대로 원격 건강관리를 서비스할 합작사를 미 캘리포니아에 설립해 운영하기로 했다.



특별취재팀=이원호·이나리·심재우·박혜민·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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