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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대상 임금옥씨, 보호관찰 대상자 등 350명 사회 복귀 도와

중앙일보 2010.10.14 00:16 종합 29면 지면보기
“선생님, 저 내년 봄에 결혼해요.”



최근 주부 임금옥(61·사진)씨는 6년 동안 딸처럼 보살펴온 선아(28·가명)씨에게서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2004년이었다. 당시 보호관찰소 민간위원으로 활동하던 임씨는 술집에서 불법 아르바이트를 하다 적발돼 구치소에 갔던 선아씨의 손을 붙잡았다. “네겐 희망이 있어. 아직 늦지 않았으니 우리 함께 잘해 보자.”



선아씨의 손재주를 눈여겨본 임씨는 지인을 통해 미장원에 취업하도록 도왔다. “한번 기회를 주니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고 5년이 넘도록 악착같이 기술을 배우더라고요.” 임씨는 선아씨의 결혼 소식에 대해 “벌써 어엿한 가정을 꾸린다니… 잘 따라와 줘서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범죄예방위원 서울동부지역협의회 여성분과위원장인 임씨는 보호관찰 대상자, 선도조건부 기소유예자 등을 상대로 25년째 봉사활동을 벌여왔다. 그동안 그의 손을 거쳐간 사람들이 350여 명에 달한다. 정기적으로 이들을 만나 사회와 소통하고 정착하도록 돕는 게 임씨의 일이다.



“20년 전에는 교통질서 지키기 캠페인이 봉사활동의 전부였습니다.” 임씨는 그 사이 봉사활동에 대한 사회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방황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수렁 속에서 꺼내주는 일이야말로 진짜 봉사죠.”



물론 어려움은 있다. “아이든 어른이든 처음엔 모두 마음의 문이 굳게 닫혀 있어요. 하지만 변함 없이 따뜻하게 대해 주면 누구나 마음을 열게 돼 있어요.”



임씨는 ‘3분의 1 법칙’에 따라 산다고 했다. 인생의 3분의 1은 자기 자신을 위해, 3분의 1은 가족을 위해, 그리고 나머지 3분의 1은 반드시 남을 위해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 달을 열흘씩 쪼개 가족, 나, 그리고 봉사를 위해 쓴다”며 “내 손에 들어오는 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자신과의 약속에 따라 지금까지 2억원이 넘는 돈을 중·고교생 장학금 등으로 지원했다. 2004년 그가 지도했던 고교생 이모군은 임씨의 도움으로 서울대 의대에 진학했다.



요즘엔 보호관찰 대상 청소년들을 위해 검정고시 공부방을 운영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엔 58명이 고입·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자리에 앉히면 도망가기 바쁘던 아이들이 공부에 맛들여가는 모습을 보면 그것만큼 뿌듯한 일이 없어요. 제대로 된 교육이야말로 최고의 교화가 아닐까요.”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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