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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오바마에게 희망의 빛을 쏘다

중앙일보 2010.10.13 01:15 종합 16면 지면보기
노동시장의 ‘탐색마찰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피터 다이아몬드 MIT대 교수가 11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시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케임브리지 AP=연합뉴스]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전 중인 미국 민주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뜻밖의 원군이 나타났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피터 다이아몬드(70)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다. 오바마는 지난 4월과 9월 두 차례나 다이아몬드 교수를 미국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이사로 지명한 바 있다. 그런데 공화당이 그의 전문성 부족을 이유로 상원 인준을 막았다가 그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자 체면을 구겼다.


수상 소식 듣자마자 “정부 부양책 가치 클 것” … 중간선거 원군으로

게다가 다이아몬드는 공화당이 반대하고 있는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책까지 지지하고 나섰다. 다이아몬드는 11일(현지시간) 수상자 발표 후 “오바마 정부와 Fed가 검토 중인 2차 경기부양책은 가치가 클 것”이라며 “특히 구직자에겐 2차 부양책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이 세금 낭비라고 공격하고 있는 8000억 달러의 1차 경기부양책도 “그때 조치를 취하지 않았더라면 실업률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졌을 것”이라며 “의심할 바 없이 값진 선택이었다”고 오바마 정부를 옹호했다.



오바마는 일찌감치 다이아몬드 교수를 눈여겨봤다. 그는 세제와 사회보장제도 전문가다. 특히 노동시장에서 규제와 정책이 시장 메커니즘의 작동을 어떻게 왜곡시키는지를 규명해 노벨상을 받았다. 두 자릿수 실업률이란 난제를 풀어야 하는 오바마로선 그의 전문지식이 필요했다. 더욱이 그는 규제기구 간 상호관계도 깊이 연구했다. 금융개혁법 통과로 금융 규제기구 간 역할 재조정에 나서야 하는 Fed의 이사로선 그가 적임자였다. 그는 벤 버냉키 Fed 의장과도 각별한 사이다. 버냉키는 1979년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때 다이아몬드 교수에게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다이아몬드는 오바마의 측근이자 백악관 예산국장을 지낸 피터 오재그와 2005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사회보장제도 개혁을 비판하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상원 금융위원회 공화당 소속 리처드 셸비 의원은 “다이아몬드는 통화정책 경험이 일천하다”고 그를 깎아 내렸다. 하지만 그가 노벨상을 받자 오바마 정부가 역공에 나섰다. 백악관 로버트 깁스 대변인은 “다이아몬드 같은 석학의 인준을 가로막는 건 경기 회복과 중산층 살리기를 방해하는 정치 공세”라고 말했다.



노벨상을 받은 다이아몬드의 동료 교수도 오바마 정부가 검토 중인 2차 경기부양책을 지원하고 나섰다. 공동수상자인 데일 모텐슨 미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현 상황은 저금리 정책만으로 타개될 만큼 단순하지 않다”며 “서비스업과 중소기업에 돈이 돌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역시 공동수상자인 크리스토퍼 피서라이즈 영국 런던정경대학(LSE) 교수도 “긴축은 많은 사람을 실업자로 만들 수 있다”며 “복지지원마저 동시에 줄이면 실업자는 빈곤의 악순환에 빠진다”고 경고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82년 ‘직업탐색이론’ 체계화

최근엔 미 의료보험제 연구



◆피터 다이아몬드 교수
=1960년 미국 예일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63년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뒤 UC버클리대 교수를 거쳐 70년부터 MIT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60~70년대는 주로 미시경제학적 방법론을 통해 성장·고용 등을 연구했다. 80년대 들어 노동시장에 관심을 가져 82년 이번 노벨 경제학상 수상의 배경이 된 ‘노동시장 탐색 및 매칭’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 논문을 통해 구직자와 구직 기업의 탐색과정이 서로 달라 실업이 발생한다는 ‘탐색마찰이론’을 체계화했다. 최근엔 사회보장 등 현실경제에 관심을 가져 미 의료보험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 4월과 9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이사로 내정됐지만 상원 인준이 무산된 뒤 지난달 13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다시 인준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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