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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사료에 항생제 내년부터 못 넣는다

중앙일보 2010.10.13 01:00 종합 20면 지면보기
내년 7월부터 사료업체들이 가축용 사료를 만들 때 항생제를 넣지 못하게 된다. 과도한 항생제 사용으로 가축의 항생제 내성률이 높아지고 해당 가축의 고기를 먹은 사람도 이에 따른 영향을 받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사료업체들은 평상시엔 항생제를 많이 쓰지 않지만 가축에 질병이 돌기 쉬운 환절기엔 사료에 여러 항생제를 첨가해 공급한다.


타이로신 등 9종 첨가 금지
남용 땐 인체에 유입 우려
“섞어서 쓰는 것도 막아야”

농림수산식품부 노수현 축산경영과장은 11일 “다음달 중에 사료 제조 시 항생제 첨가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유해사료 범위와 기준 고시’ 개정안을 공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사용이 허가된 타이로신·버지니아마이신 등 항생제 8종과 항균제(설파치아졸) 1종 등 9종을 사료에 넣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노 과장은 “항생제를 남용하면 가축 내 세균들이 웬만한 항생제엔 죽지 않게 돼 세균성 질환이 돌아도 대처하기 어렵다”며 “고기나 우유, 계란 등에 남아 있는 항생제가 사람 몸에 들어올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또 기존 항생제론 죽이지 못하는 수퍼박테리아가 사람에게 그대로 전파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축산농가에서는 가축 밀집사육에 따른 질병확산을 막고 체중을 빠르게 늘리기 위해 항생제가 섞인 사료를 사용한다. 하지만 항생제가 포함된 사료가 항생제 내성률을 높이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실제 퀴놀론계 항생제가 첨가된 사료를 먹은 닭에서 살모넬라 내성균이 발견됐고, 이 닭고기를 먹은 사람이 살모넬라균 식중독에 걸린 사례가 외국에서 보고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가축사료에 항생제를 첨가하지 말도록 권장하기도 했다. 유럽연합(EU)도 항생제는 반드시 수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사용토록 제한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수의사 처방 없이도 동물용 항생제를 살 수 있다. 이 때문에 축산업자가 일반 사료를 구입한 뒤 여기에 직접 항생제를 섞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서울대 수의학과 박용호 교수는 “항생제 오·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수의사의 처방을 받아야만 동물용 항생제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 법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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