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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립병원 설립₩운영 방식 논란

중앙일보 2010.10.13 00:37 종합 25면 지면보기
경기도 성남시 구시가지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시립병원 설립과 운영 문제를 둘러싸고 성남시와 시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이 맞서고 있다. 시는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주체와 방식을 결정하자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학병원에 위탁 운영하자는 입장이다.


한나라 “대학병원에 위탁 운영” vs 성남시·야당 “추진위 구성 후 논의”

시립병원 설립을 내용으로 하는 조례는 2004년 주민들이 발의해 2년여 만에 제정됐다. 2003년 수정구에 있던 종합병원 두 곳이 폐업하자 수정·중원구 주민들의 의료 서비스를 확보하기 위해 시민단체들이 앞장섰다. 논란 끝에 2007년 시의회는 수정구 태평동의 옛 시청 부지에 500병상 규모의 시립의료원을 건립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올해 초까지 지지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그러다 의료원 설립을 공약으로 내건 이재명 시장이 취임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시립병원의 설립 및 운영과 관련한 조례 개정안을 13일 시작되는 시의회 임시회에 제출했다. 시립병원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열린 시의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같은 내용으로 개정안을 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반대해 부결되자 이번에는 성남시가 개정안을 제출했다. 신서호 성남시 의료원설립팀장은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기 위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2000억원의 세금을 투입해야 하는 중요한 사안을 추진하려면 구체적인 계획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측은 시민사회단체의 개입을 막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면 대학병원에 위탁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별개의 조례 개정안을 제출했다. 신상진(한나라당·성남 중원) 국회의원도 2일 남한산성유원지 입구에서 ‘서울대병원 위탁 성남시립병원 건립’을 주장하며 100만 시민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야당과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병원 건립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6년째 시립병원 설립운동을 벌여 온 ‘성남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는 “운영방식에 대한 논의는 병원을 설립하는 동안 충분히 논의하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며 “대학병원 위탁을 고집할 때가 아니라 설립에 관해 폭넓은 대화가 필요할 때”라고 주장했다.



성남 분당구에는 650~1000여 병상 규모의 서울대병원·차병원·제생병원이 있다. 반면 인구 50만 명의 구도심인 수정구와 중원구에는 23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중앙병원) 한 곳이 있다. 이 때문에 구도심 주민들 가운데 분당으로 가서 진료받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의료 서비스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돼 시립병원 설립을 추진해 왔다.



성남시는 시립의료원 설립을 위한 준비 비용으로 146억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할 계획이다.



성남=유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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