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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1개 본부에 2개 상임위 의원들 밥그릇 챙기려 하나

중앙일보 2010.10.13 00:32 종합 25면 지면보기
서울시와 시의회가 이번에는 시 사무의 상임위 배분을 놓고 맞서고 있다. 시의회가 서울시 일부 실·국·본부를 두 개 이상의 상임위가 맡도록 하자 시가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며 재개정할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시의회는 12일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의 소관 업무를 변경하거나 새로 지정하는 ‘시의회 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 운영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는 도시안전본부의 4개 과 중 물관리정책과는 환경수자원위가, 나머지 3개 과(물재생시설과·물재생계획과·하천관리과)는 건설위에 나눠 배정했다. 시설관리공단의 5개 본부 가운데 3개 본부(사업운영본부·공사관리본부·경영지원본부)는 건설위 소속이지만 2개 본부(시설관리본부·도로교통본부)는 교통위에 쪼개져 배분됐다. 도시기반시설본부의 2개 국(시설국·문화시설사업단)은 건설위에 배정됐고 1개 국(도시철도국)은 교통위 소관으로 정했다.



시는 시의회가 재개정하지 않으면 재의를 요구하기로 했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시가 국정감사로 바쁜 와중에 시의회가 상임위 조례를 마음대로 바꿔 버렸다”며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조례”라고 말했다. 정효성 행정국장은 “공무원들이 상임위별로 따로따로 보고해야 돼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의원들도 ‘의원들 간 밥그릇 싸움’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한나라당 김용석 의원은 “의원들이 예산을 많이 쓰거나 중요 사업을 담당하는 과를 서로 끌어오려고 싸우다 보니 기형적인 조례가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 개 본부가 과별로 상임위가 다르면 공무원들이 다른 과로 책임을 미룰 수 있다”며 “또 상임위별로 예산을 중복 편성하거나 아예 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예결위 위원을 33명으로 늘린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예결위는 서울시의 사업비를 심사할 권한을 갖고 있어 지역구 사업을 챙겨야 하는 시의원들이 선호하는 상임위원회다. 시의회는 8월 예결위 위원을 27명에서 30명으로 늘린 뒤 두 달 남짓만인 이번에 3명을 더 늘렸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민주당 의장단의 정치적 부재로 예결위가 비대해졌다”고 비판했다. 예결위는 33명이 모이면 밀도 있게 회의하기가 어렵다며 10명으로 소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민주당 김명수 운영위원장은 “시가 의회의 상임위에 맞춰 조직을 개편했어야 한다”며 “그런데 자기들 입맛대로 조직 개편을 해 의회에서 혼란이 빚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서울시의 조직 개편안은 시의회에서 지난달 통과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상임위의 소관 업무는 그때그때 바뀔 수 있는 것”이라며 “시 공무원들의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지 않게 상임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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