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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은 기자의 hey man, why not] ‘삭스 어필’

중앙일보 2010.10.13 00:28 경제 21면 지면보기
‘재밌는 남자’, 패션에서도 먹힌다. 단, 말이 아닌 양말을 통해서다. 방법은? 늘 입는 남성복 3종 세트(셔츠·재킷·바지)에 ‘예쁜’ 양말 하나를 신는 거다. 슬쩍 드러난 ‘소박한 반전’에 상대가 웃을 확률 85%. 물론 우스꽝스러워서가 아니라 탁월한 센스 때문이다. 백화점 매대나 대형마트에서 파는 3족 세트가 아닌 것만으로도 상대는 엄지손가락을 쳐들지 모른다. 양말이 잘 안 보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접어 둬라. 계단을 오를 때, 마주 앉을 때 이미 상대의 레이더엔 ‘양말의 위트’가 포착돼 있다.


은근슬쩍 튄다, 알록달록 양말의 매력

글=이도은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튀려고 입는 컬러 팬츠라면 양말까지 과감해도 좋다. 짙은 녹색 바지에 무늬가 여러 가지 겹친 양말을 짝지었다.
요즘엔 대놓고 양말을 보일 일도 많아졌다. 올 들어 바지를 복사뼈 언저리쯤으로 짧게 입는 게 대세라서다. 밑단을 돌돌 말아 올리는 롤업 스타일링도 더불어 유행이다. 발 빠른 남성복 브랜드나 온라인몰에서는 이를 놓칠세라 화려한 남자 양말을 잇따라 내놨다. 알록달록 컬러에, 무늬도 물방울·도트·아가일까지 나와 ‘양말의 성역’을 무너뜨렸다. 누가 살까 싶지만 수요가 공급을 만드는 법. 빨강·초록, 노랑·보라처럼 보색 양말이 가장 인기 있고, 아예 양말의 패턴을 달리한 ‘짝짝이 양말’도 찾는 이가 많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이쯤이면 ‘양말의 반전’ 한번 즐겨볼 만하지 않을까. 정중하고 격식을 갖춘 슈트가 아니라면 양말로 은근슬쩍 튀어보자. 똑같은 바지도 달리 보이게 만드는 게 양말의 마력이다.



하지만 튀는 양말이라고 혼자 놀면 안 된다. 바지·구두색과 맞춰야 한다. 미리부터 겁먹지 말 것. 남자들이 입는 바지는 대개 한정적이고, 구두도 갈색 로퍼나 몽크스트랩 정도면 웬만한 패션 양말과 어울린다. 구두 자체가 컬러풀한 경우를 빼고는 ‘양말은 바지색에 맞춘다’는 기본 원칙만 기억하면 된다. 여기에 하나쯤 추가할 것. “포인트를 주고 싶다면 톤온톤보다 보색 대비를, 민무늬보다 패턴을 택하라”는 란스미어 조인성 과장의 조언이다.



1 베이지색 면바지에 가장 무난한 감색 아가일 체크 양말. 2 흰 운동화를 신는다면 흰색이 들어간 줄무늬 양말을 고른다. 3 세미 정장 바지엔 단색 파스텔톤 양말로 살짝 포인트를 줄 것.
일단 누구나 한 벌쯤 있는 베이지 면바지로 ‘양말 패션’을 시작해보자. 선택도 수월하다. 주황·녹색·감색·갈색 등 보통 패션 양말에 쓰이는 색깔들이 두루 어울린다. 딱히 보색 대비가 없는 색깔이라 눈에 띄고 싶을 땐 양말 자체의 배색에 신경 쓰면 된다. 녹색을 바탕으로 하면서 노란색이 포인트인 무늬를 고르는 식이다. 하지만 가장 강추하는 건 감색이 들어간 양말. 아가일 패턴까지 더해지면 마치 교복을 입은 듯한 프레피룩 느낌과 클래식 분위기까지 연출된다. 똑같은 원리로 감색 면팬츠를 입을 땐 회색이 바탕이 되면서 노랑·주황 등이 포인트로 배색된 양말을 택하면 된다.



청바지도 웬만한 색깔·무늬와 잘 어울리는 편이다. 하지만 운동화를 신을 때가 변수다. 운동화엔 아예 발목 양말이나 덧신을 신어 맨살이 보이는 게 정석이기 때문이다. 패션 양말의 포인트를 살리고 싶다면 운동화 색깔과 최대한 맞춰 보자. 가장 흔한 흰색 운동화의 경우, 흰색이 배색된 줄무늬 양말이나 파스텔톤의 민무늬 양말로 스포티하면서도 발랄한 느낌을 낼 수 있다.



이 외에도 바지 자체가 튀는 컬러 팬츠는 오히려 더 과감해지는 게 멋스럽다. 큼지막한 물방울 무늬나 세로 줄무늬조차 대담하게 신어볼 만하다. 민무늬를 고르더라도 바지와 보색 대비가 되는 양말 컬러를 고르면 시선 끌기는 무조건 성공이다.



하지만 원칙에는 늘 예외가 있는 법이다. 양말을 바지가 아닌 상의와 맞추기도 한다. 타이나 행커치프 색깔과 짝짓는 스타일링이다. 블레이저와 셔츠로 가벼운 격식을 차렸을 때 특히 빛을 발한다. 또 체크 셔츠에 양말은 같은 색깔로 배합된 줄무늬 양말을 신는 식으로 상의와 패턴의 믹스 앤드 매치를 노릴 수도 있다. 두 경우 모두 바지 색과 완전히 동떨어지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고수급 스타일링에 속한다.



제품협찬=란스미어·일모스트릿닷컴·커스텀멜로우 장소협찬=마마스킥



TIP 흰색과 검정, 양말 패션에선 피하세요



양말 하면 생각나는 꼴불견 1위가 있다. 바로 양복 바지에 흰색 면 양말을 신는 아저씨파다. 하지만 이것 말고도 흰 양말에 대한 금기는 더 있다. 운동화에만, 그것도 운동할 때만 신으라는 것. 간혹 캐주얼 면바지에 흰 양말을 신기도 하지만 이때도 ‘운동용’이 아니라면 NG다. 또 하나, 가장 무난하다고 신는 검정 양말도 일반 슈트에선 피해야 한다. 검정은 슈트건 양말이건 결혼식이나 장례식에서만 어울리는 색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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