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자로 보는 세상] 生死

중앙일보 2010.10.13 00:27 종합 37면 지면보기
생(生)은 새싹이 돋아나는 모양을 형상화했다. 여기서 ‘나다’라는 뜻이 나왔다. 사(死)는 앙상한 뼈(歹) 앞에 사람(人)이 꿇어앉아 애도를 표하는 모습이다. 글자에 앙상한 뼈란 뜻의 알(歹)이 들어가면 죽음과 관련된 의미를 갖는다. 따라 죽을 순(殉), 재앙 앙(殃), 쇠잔할 잔(殘) 등이 다 그렇다.



옛날엔 신분에 따라 사람의 죽음을 다섯 가지로 나누어 불렀다. 임금이 죽으면 붕(崩)이요, 제후(諸侯)가 죽으면 훙(薨), 대부(大夫)는 졸(卒), 선비는 녹(祿)을 타지 않고 죽는다는 뜻에서 불록(不祿), 서민은 사(死)라고 했다.



사(死)와 망(亡)은 구별됐다. 죽었지만 아직 장례를 치르기 전에는 사(死)라고 했다. 이때는 죽은 이를 사자(死者)라고 부른다. 그러나 사람이 죽어 장례까지 다 마친 뒤에는 망(亡)이라고 했다. 이때는 죽은 이를 망자(亡者)라고 일컫는다.



장사를 지낸다는 뜻의 장(葬)은 죽은 이의 위 아래를 풀로 덮은 것이다. 과거 사람이 죽으면 들이나 숲에 갖다 놓던 장례 습속이 반영돼 있다. 이 경우 시신(屍身)이 야생 동물에 의해 훼손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망자와 가까운 이들이 화살을 갖고 며칠씩 시신을 지키곤 했다. 조문한다는 뜻의 글자인 조(弔)가 활(弓)과 사람(人)으로 구성돼 있는 것은 이런 풍습을 반영하는 것이다.



최근엔 조문할 조(吊)가 널리 쓰인다. 이는 조(弔)의 속자다. 조(吊)는 곡(哭)을 하는 입(口)에 조문의 등(燈)을 매다는 헝겊(巾)이 더해져 만들어졌다. 시신을 바깥에 버린 뒤 활을 들고 지켜주던 습속이 사라지고 대신 곡을 하며 등을 달아 장례를 치르는 풍습이 유행하면서 조(弔)보다는 조(吊)가 많이 쓰이게 됐다.



지난주 행복전도사 최윤희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식은 충격적이다. 고인(故人)이 강조했던 대로 ‘자살’을 거꾸로 하면 ‘살자’가 될 터인데 하며 아쉬워하는 이가 많다. 그러나 그가 생전 겪었던 고통은 솔직히 당사자가 아니면 쉽게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땅에 묻히는 매장(埋葬) 대신 화장(火葬)을 택했다. 옛날 사람들은 영혼 불멸을 믿었다. 따라서 죽음은 새로운 시작인 환생(還生)을 의미하기도 한다. 생전 많은 이에게 희망을 주었던 고인의 아름다운 정신이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유상철 중국연구소 소장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