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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의 선택] 고려아연

중앙일보 2010.10.13 00:13 경제 12면 지면보기
‘고려아연’이라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이 있다. 금속인 아연과 납을 원광석에서 뽑아내는 업체다. 아연은 녹슬지 말라고 자동차·가전제품용 쇠판에 도금을 할 때 주로 쓰이는 물질이다. 납은 자동차용 배터리의 주원료다.


치솟는 ‘배꼽’ 덕에 웃는다 … 금·은값 급등에 수익성 높아져

최근 이 회사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원인 중 하나가 날로 치솟는 금·은 값이다. 도대체 고려‘아연’과 금이 무슨 관계가 있기에. 이유는 이렇다. 고려아연이 원료로 쓰는, 아연과 납을 포함한 광석에 금·은도 들어 있다. 아연이나 납을 뽑아내는 과정에서 금·은·구리 등을 부산물로 얻는다. 고려아연은 특히 아연 등을 뽑아내고 남은 광석 찌꺼기에서 금·은을 다시 뽑아내는 별도의 공장까지 갖고 있다.



전 세계 대형 아연 업체 중에 이런 시설을 갖춘 곳은 고려아연뿐이다. 그래서 부산물인 금·은의 생산량이 경쟁업체보다 많다. 그 덕분에 금·은 값이 오른 덕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일종의 ‘부산물’인데도 지난해 고려아연 매출(단독기준 2조5753억원)의 약 30%가 은, 4%가 금에서 나왔다. 금·은을 합치면 매출의 3분의 1이다. ‘부산물’이란 말이 어색할 정도다. 요즘처럼 금·은 값이 치솟으면 고려아연의 매출과 이익은 더 늘어난다. 그래서 금·은 값이 오를 때 고려아연이 조명을 받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글로벌 경쟁업체보다 이익률도 높다. 이것 역시 금·은 덕이다. 생산 능력을 기준으로 한 동종 세계 1위는 유럽의 니어스타(Nyrstar). 이곳의 2010년 예상 영업이익률은 5%다. 반면 고려아연은 그 세 배인 18%다. 금·은 회수율이 이익률 차이를 갈랐다. 유일하게 가진, 상업용 ‘재처리 시설’이 활약한 결과다.



더구나 지금은 금을 비롯한 각종 원자재 금속 광물 값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되는 시국이다. 이러면 돈의 가치가 떨어져 원자재 값이 오르게 된다. 앞으로도 당분간 고려아연이 빼어난 이익률을 유지할 것이란 얘기다.



이 회사가 유망하다고 보는 이유는 또 있다. 생산 규모 확대다. 올해 말과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아연·납·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공장·설비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내년부터 확장 설비가 돌아가게 되면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다. 여기에 금속 가격 상승까지 맞물려 내년부터 이익이 한 단계 점프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투자 위험 요소가 전혀 없지는 않다. 국제 금속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다. 특히 최근 금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도 고려아연의 주가를 흔드는 데까지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필자는 예상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고려아연은 전 세계 주요 제련사들 가운데서 가장 수익성이 뛰어난 업체인 데다, 최근에는 페루의 아연·납 광산까지 인수했다. 원료 자급을 위한 노력을 시작한 것이다. 장기 투자 관점에서 세계 최고의 수익성을 지닌 고려아연이 원료 자급률까지 높이게 되면 영업이익도 한층 늘어나리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종혁 KTB투자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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