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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도 ‘공정사회’ 바람 … “기업체, 번 만큼 베풀라”

중앙일보 2010.10.07 00:30 종합 23면 지면보기
지역 인력 채용, 매출액의 지역은행 예치, 지역제품 구매 …. 이랜드그룹 소속인 대구 동아백화점이 최근 발표한 지역사회 기여 방안이다. 내용은 구체적이다. 매년 유통분야 대졸 신입사원 공채 때 200명 중 50명을 대구에서 선발한다. 또 지역 노인을 위해 60억원을 들여 노인복지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자금의 지역 외 유출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대구은행에 매출액 전액을 예치하고 잔고를 100억원으로 유지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황보성 홍보과장은 “대구시의 요청에 따라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생 대책 요구하는 지자체 늘어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자치단체와 기업들이 서로 협력해 지방발전을 해보자는 취지다. 공정사회를 위해 지방기업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자치단체들이 기업들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대구시는 2007년부터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로부터 매년 지역기여 계획을 제출받아 이행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주로 현지 인력채용, 지역제품 구매, 지역은행에 급여 입금 등을 약속해 왔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백화점과 기업형 수퍼마켓(SSM)에도 이를 요구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이들 업체마다 지역 출신을 95% 이상 채용해 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지역제품 구매 금액 비율도 전체 매입액의 30% 선을 유지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현재 3일 이내인 판매금액의 지역은행 예치기간도 15일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대구시는 대형마트·백화점·SSM의 연 매출액 2조원 가운데 1조원가량이 서울 본사로 유출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대구시 김무연 생활경제담당은 “대형 유통업체의 점포가 늘어나면서 지역의 자금유출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돈을 버는 만큼 지역경제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지자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강원도는 다음 달 중 ‘유통산업균형발전 및 중소유통상권자지원 조례’를 제정한다. 권고안 성격을 갖는 이 조례에는 대형마트에 대한 지역업체의 납품·입점 확대, 판매금액의 지역은행 예치율 제고 등의 내용이 담긴다.



이철환 충남 당진군수는 지난 7월 취임 이후 관내 기업을 방문하고 있다. 이 군수는 최근까지 대기업 10곳과 중소기업 20곳을 찾았다. 이 군수는 기업체를 방문해 “지역 출신 인력을 적극 채용하고 지역 농산물을 팔아 달라”고 요청했다. 공정사회 실현을 위해 기업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말도 했다. 또 이들 기업체 직원의 주민등록을 당진으로 옮겨 줄 것도 당부했다. 이 군수는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이 지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실천에 옮기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업이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28일 열리는 당진군 주최 취업박람회에 참가해 주민을 채용하기로 했다.



우근민 제주도지사도 5일 도내 관광개발사업체와 수도권 이전기업 등의 대표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우 지사는 이날 참석한 25개 기업체 대표에게 “제주도가 1조원 수출시대를 열고자 한다”며 각별한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또 “중국 관광객이 급증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투자에 주력해 달라”고 말했다.



기업체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지역에서 기업활동을 하는 만큼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구시의 한 기업체 간부는 “지자체가 기업이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요구해야 하는데 일부 무리한 요구도 있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홍권삼·김방현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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