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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수를 내지 못하면 진다

중앙일보 2010.10.07 00:27 경제 19면 지면보기
<본선 32강전>

○·허영호 7단 ●·구리 9단



제 8 보
제8보(80~89)=죽으나 사나 백은 80으로 나와 끊을 수밖에 없었다. 하변은 백의 심혈이 담긴 전 재산이라 놓칠 수 없다. 하나 검토실이 예상한 대로 83, 85의 수순이 판 위에 척척 놓이자 백의 하늘엔 어둠이 짙게 드리워진다. 88로 그냥 잇지 않고 86으로 둔 것은 이 부근에서 허영호 7단의 고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어차피 89는 예정돼 있고 그것으로 백△ 두 점은 잡힌다. 그러나 혹시 먼 훗날 빈틈이 생길지 모른다. 그때 86이 유리할까, 아니면 88로 그냥 잇는 게 유리할까. 비록 노적에 불은 질렀지만 늦게나마 이삭 하나를 살피는 애틋함이 느껴진다.



89로 잡혀서는 분명 흑 우세다. 그런데 어느 정도일까. 우선 백A는 흑도 B로 돌아설 수 있으므로 잠시 계산에서 배제하고 ‘참고도’를 보자. 만약에 우변 일대가 고스란히 집이라면(흑C엔 백D로 받아야 한다) 이곳만 70집이 강하다. 또 좌변은 흑1~백4까지 될 가능성이 농후해 이곳 흑집도 15집 정도 계산해 줘야 한다. 합계 85집.



참고도
백은 하변이 42집. 우하 5집에 덤 6집 반을 합하면 모두 53집 반. 상변을 아무리 많이 쳐줘도 우변에서 수를 내지 않는다면 백은 진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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