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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 신민아 … 욕심 많은 ‘여우’

중앙일보 2010.10.07 00:04 경제 21면 지면보기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이하 ‘내여친’)가 끝나고 신민아(26)는 죽은 듯 잠에 빠졌다. 한낮에 부스스 깨어나 TV를 켜니 ‘황금어장-무릎팍도사’ 배두나 편이 재방송 중이었다. 배두나의 고민은 “다른 사람과 웃음 코드가 다르다”는 것. 끌리듯 TV 앞으로 다가갔다. “노출신 찍을 때 여자와 배우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는 배두나의 말이 남 얘기 같지 않았다.



“언젠가 섹시한 팜므파탈 같은 역할도 꼭 해보고 싶거든요. 노출신에 많이 기대들을 할 텐데, 실망시키면 어쩌나 걱정 돼요(웃음). 두나 언니는 벌써 거쳐간 고민인데, 아직 그런 기회도 없었고. 저, 배우로서 욕심 많아요.”



그러니까, 진한 커피를 마시고 모던한 아파트에서 70일간 사는 것이 신민아의 전부가 아니다. ‘내여친’에서 대웅(이승기)은 미호에게 “왜 자꾸 인간이 되려고 하느냐. 100년도 못 살고 아프기도 하는데”라고 한다. “(구미호로서) 난 살아온 게 아니라 존재한 것일 뿐”이라는 미호의 답을 신민아에게 돌려줘도 되겠다. CF퀸으로는 ‘존재’할 뿐이겠지만, 신민아는 ‘살아가고’ 싶은 것이다. 때로 실수하고 그래서 아프기도 하겠지만, 배우니까 인간이니까.



글=강혜란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이렇게 사랑스러운 여우가 또 있을까. 500년간 그림 속에 갇혀 있다가 세상에 풀려나 대웅(이승기)과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는 구미호. ‘내여친’의 미호는 신민아에 의한, 신민아를 위한 ‘오감만족 캐릭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이다를 ‘뽀글이물’이라 말하고 이신바예바보다 높이 뛰는, 건강하고 거침 없는 ‘신민아식 엽기적인 그녀’다. ‘쇠고기 타령을 일삼는 미호 때문에 시중에 한우 판매량이 늘었다’는 우스갯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패셔니스타·CF퀸으로 박제됐던 그녀가 현실감 있는 20대의 워너비(wannabe)로 자리매김했단 뜻일 테니.



막바지 촬영 때문에 사나흘을 내리 못 잤다는 그녀가 생글생글 웃으며 인터뷰장에 나타났다. “체력이 거뜬하다. 지금 당장 후속작 들어간대도 할 수 있겠다”며 양 볼에 보조개를 품었다.



많이 오해하시는데, 솔직히 완벽한 몸매 아니야



-그래서 다음 작품은.



-“아직은 전혀. 매번 중요했지만 특히 신중해야 할 것 같다. 이번 드라마가 성공까지는 아니어도(‘내여친’은 최고 20% 시청률로 ‘제빵왕 김탁구’와 경쟁에서 선전했다) 나란 배우의 인지도를 넓혔으니까 이번에 드러난 아쉬운 점을 반성·보완해야 할 시점이다.”



-‘내여친’이 신민아의 재발견이라는 평가가 많다.



“워낙 나에 대한 기대치가 없어서가 아닐까(웃음). 이승기와 홍자매(작가)라는 흥행요소가 있으니 나만 잘하면 됐었는데, 반응이 좋아 한시름 놨다. 캐릭터를 살아 있게 써준 작가님들이 고마울 뿐이다.”



미호란 인물을 그녀는 ‘바보 같은 순수’로 요약했다. 과장해서 ‘맛있다’를 연발하는 연기가 처음엔 버거웠지만, 차츰 빨려들었다고. 그래도 “적당히 예뻐야 사람 같은데, 그게 안 될 정도로 예쁜 게 문제”같은 대사는, 말하면서, 스스로 손발이 오그라들었단다.



-실제로는 그 정도 미모가 아니라고 생각한단 뜻인가.



“많이 오해하시는데, 솔직히 완벽한 몸매가 아니다. CF를 통해 만들어진 도도·시크한 이미지가 있다. 미호가 바보스럽고 친근한 캐릭터라 그 부분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코믹 캐릭터는 처음인데, 하면서 나도 밝아지는 기운이 좋더라.”



김윤석 선배가 이상형, 내 눈엔 섹시해 보여



연기 햇수 10년에 영화 10편, 드라마 5편이 적은 건 아니다. 그런데도 대표작으로 꼽을 게 없다. ‘티켓 파워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스스로는 “다양한 경험을 해 온 시기”로 돌아봤다.



“사실 내가 바라는 캐릭터는 분위기 있고 내면을 표현할 수 있는 쪽이다. 그런데 미호에서 보이듯, 대중은 내게서 건강한 걸 원한다. 그렇다고 계속 그런 데 머무를 순 없고. 서른이 넘으면 좀 더 복합적인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공효진과 자매로 나온 독립영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를 신민아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돌아본다. 이웃 언니처럼 일상적인 캐릭터에 절제된 감정 연기로 호평받은 작품이다.



“시나리오를 보고 좋아서 하겠다고 했더니, 그쪽에서 놀라더라. 내가 상업영화만 할 사람으로 보였나 보다. 사실 여배우로서 적게 활동하는 것도 아닌데, 작품이 흥행을 못하니 대중이 광고로만 기억한다. 내가 대중과 코드가 다른 걸까. (배)두나 언니 고민이 남 같지 않다”.



- 같이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남자배우는?



“(자동반사하듯) 김윤석 선배. 매번 얘기한다. 이상형도 그분이다. 내 눈엔 섹시해 보인다. 나만의 섹시코드가 있나 보다.”



-그동안 원빈·주진모·이승기 등 당대의 꽃미남들과 연기해 왔잖은가.



“그래서 부담되기도 했다. 너무들 예쁘시니까. (웃음) 인기 많은 분들의 상대를 하니 불편한 것도 있지만 그분들 팬이 내 팬이 되는 경우도 있더라. 나는 사실 여자 팬이 7대 3 정도로 많은 편이었다. 이번 작품 하면서 5대 5 정도로 남자 팬이 는 것 같다.”



-또래 여배우들과 스스로를 비교한다면.



“정말 연기 잘하는 친구들 많다. 정석대로 표현하고 발음·리액션이 정확하다. 나는 그에 비해 막 하는 것 같다. 테크닉을 배워가는 단계다.”



-재충전은 어떻게 하나.



“쉴 땐 그야말로 멍하니 있는 편이다. 영화 보고 여행을 가기도 하고. 책도 많이 읽는 편이다. 한동안은 일본 연애소설, 요즘은 추리소설에 빠졌다. 최근엔 『잠자는 인형』을 읽었다.”



40대 이후, 여자로서도 행복하고 싶다



-많은 이들이 전지현·김태희와 비교한다.



“그야말로 대단한 붐을 일으켰던 분들인데, 같이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내가 여기까지 왔나’ 생각이 든다. 비교되기보다 조금 다른 느낌의 배우로 나아가고 싶다. 그 둘도 서로 다르듯, 나도 그 둘과 다르게. 각자의 매력이 충분히 다르지 않나.”



-40대 이후에도 연기할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여자로서도 행복하고 싶다. 장만옥, 페넬로페 크루즈를 좋아하는데, 그들의 요즘 작품이 더 좋다. 여배우는 어느 정도 나이가 차고 감정이 성숙해져야 되는 것 같다. 예전엔 겉멋이랄까 어린 나이에 분위기 잡으려고 발버둥치는 것도 있었는데, 이젠 자연스러운 게 좋다.”



한 시간 반에 걸친 인터뷰 동안 반복한 말이 성숙·경험이었다. 소녀에서 여인으로 점점 더 아름다워지는 그녀에게 대중이 기억할 만한 스캔들 한번 없다는 게 신통하기도 했다. “우리는 모르지만, 여자로서 성숙할 만한 경험을 개인적으로 하고 있단 건가”라는 질문에 그녀가 피하지 않고 “네”라고 답했다. 살짝 발그레해진 얼굴, 어떤 CF나 영화에서 본 것보다 예뻤다.






[시시콜콜] 올 광고 모델 호감도 여자 4위 … 원빈과 찍은 커피 CF는 유행어 낳기도



본명은 양민아. 1998년 중2 때 잡지 모델로 데뷔했다. 당시 ‘버거소녀’로 스타덤에 오른 양미라와 혼동된다는 지적에 2년 뒤 ‘신민아’라는 예명을 쓰기 시작했다. 데뷔 당시만 해도 체격에 비해 다소 넓은 어깨와 큰 골반이 콤플렉스였지만, 지금은 ‘포토샵이 필요 없는 글래머 몸매’로 찬사를 산다.



공효진·김민희·배두나 등 모델 출신 연기자들이 일찌감치 패셔니스타로 주목받은 데 비해 신민아 스타일은 2008년 즈음부터 붐이 일었다. 스스로도 “오목조목 예쁜 얼굴보다 보디 라인 전체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일면서 급속히 관심을 사게 됐다”고 돌아본다. 속옷·화장품·의류 등 각종 광고에서 ‘CF퀸’으로 자리매김하던 중 화룡점정이 된 게 원빈과 함께 한 커피 광고. 선남선녀의 도회적이고 감성적인 영상은 신민아를 사랑스러운 연인의 이미지로 각인시켰다. “니가 ~라면 이 사람은 ~야”라는 카피는 유행어로까지 그냥 번졌다.



브랜드38연구소(소장 박문기)가 조사한 ‘2010 하반기 선호광고모델’에선 9위에 올랐다. 여자 스타로는 김연아(2위)·김태희(5위)·이효리(8위)에 이은 이미지 파워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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