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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인에게 청탁 받고 검사가 그랜저 받았다”

중앙일보 2010.10.06 02:31 종합 1면 지면보기
부장검사가 고소 사건 당사자로부터 ‘수사 청탁’ 대가로 고급 승용차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사건 당사자가 차값을 대신 지불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해당 부장검사를 무혐의 처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모 부장검사, 후배 검사에게 "사건 잘 봐달라” 부탁
검찰 “대가성 없다” 이유로 처벌 안 하고 사표만 받아

5일 검찰에 따르면 2007년 S건설을 운영하던 김씨는 100억원대의 아파트 개발 사업권과 관련해 마찰을 빚고 있던 투자자 배모씨 등 4명을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2008년 1월 경찰은 배씨 등을 무혐의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고 D검사가 사건을 맡았다. 이후 D검사는 수사를 벌인 끝에 배씨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기소 후인 지난해 1월 S건설이 당시 전주지검 정모 부장검사 부인 명의로 된 그랜저의 구입 대금을 자동차 회사에 대신 송금해준 사실이 드러났다. 정 부장검사와 김씨는 오랜 지인 사이로 조사됐다. 또 수사 진행 과정에서 정 부장검사가 대학 후배인 D검사에게 ‘사건을 잘봐 달라’는 취지로 부탁했다는 것이다.



1, 2, 3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배씨 등 피고소인들은 차값 대납 사실을 알게 되자 검찰에 진정을 했다. 지난해 4월엔 정 부장검사를 알선뇌물수수 혐의로, 자신들을 수사했던 D검사를 직권 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우리를 기소한 뒤 7개월이 지난 시점에 김씨가 정 부장검사 차값을 대납해 줬다는 점에서 ‘수사 청탁’임이 분명하다”는 것이었다. 피고소인들의 고발 직후 정 부장검사는 김씨에게 차값을 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발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1년3개월 만인 지난 7월 “차값 대납 등은 사실이나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정 부장검사 등을 무혐의 처분한 뒤 사표를 받았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계좌까지 들여다보며 철저히 조사했으나 김씨가 정 부장검사에게 돈을 빌려준 것에 불과한 것으로 결론 내려졌다”고 해명했다. 신경식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청탁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의례적인 수준의 부탁을 했던 것일 뿐”이라며 “당시 D검사의 수사와 기소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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