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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동 싹쓸이 … ‘게임 종주국’ 한국에 열광

중앙일보 2010.10.06 00:28 경제 9면 지면보기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센터. 세계 각국에서 국제 온라인 게임대회 결승전을 보러 온 500여 명이 바라보는 가운데 두 명의 한국 선수가 자웅을 겨뤘다. “세계 최강을 다투는 두 사람의 명승부입니다.” 해설자의 말에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두 선수의 이마에는 땀이 맺혔다. ‘스타크래프트’ 종목에서 결승에 오른 이영호(18)·김구현(19) 선수였다. 불꽃 튀는 격전 끝에 우승은 이 선수에게 돌아갔다. 3위도 한국의 이제동(20) 선수가 차지했다. 금·은·동메달을 한국 선수들이 모두 휩쓴 것이다.


한국 주최 WCG 10주년 … LA대회 현장을 가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막을 내린 ‘WCG 그랜드 파이널’의 시상식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한 한국팀이 관객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WCG 제공]
‘월드사이버게임즈(WCG) 2010 그랜드 파이널’이 9월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닷새간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WCG 그랜드 파이널은 해마다 10여 개 종목에서 지역예선을 통과한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력을 겨루는 세계 게이머들의 축제다. 2001년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개최됐고, 2007년에는 ‘세계 최대 비디오 게임대회’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올해 10년째를 맞는 WCG 최종 결선은 10개 종목에 걸쳐 60개국에서 45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고, 3만2000여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방문했다. 올 들어 각 나라에서 진행된 예선전 참가 인원은 120여만 명에 달했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게이머들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그중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인기가 높았다. 한국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할 때마다 인터뷰장이 마련된 프레스룸 앞에는 각국 팬들이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뤘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온 크리스 파도어(22)는 “지금까지 온게임넷(한국 게임전문 케이블 채널)을 통해 모든 WCG 경기를 봐왔다”며 “이제동 선수의 사인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가 열리는 닷새 내내 매일 1시간씩 차를 타고 LA 경기장에 왔다는 앤드루 장(23)은 “선수들을 직접 보니 기분이 좋다. 빨리 이영호 선수를 만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WCG가 10주년을 맞으면서 주관국인 한국은 전 세계 ‘게임 종주국’으로 떠올랐다. WCG가 10년 만에 세계인의 관심을 받게 된 데는 지역별 게임 종목 선호도에 따라 대회 운영방식을 구성한 점이 주효했다. 게임 종목을 지역별로 다양화했고, 대회 운영도 지역색을 최대한 살리는 방식이다. 한국·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선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III’ 등 온라인 게임을, 미국·유럽에서는 총을 쏘는 슈팅게임이나 ‘피파10’ 같은 비디오 게임을 주력 종목으로 내세웠다.



올해 파이널은 10개 정식종목과 모바일 게임 등 3개 시범종목으로 구성됐다. 총상금은 3억여원(25만 달러). 최종 결선에 6년째 참가하고 있다는 심판 베레나 브야호(29·오스트리아)는 “WCG는 대륙을 가로질러 전 세계가 참가할 수 있는 유일한 e스포츠 대회며 개최국에 따라 현장 분위기도 달라 다양한 문화를 느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종합우승은 금 3개, 은 2개, 동메달 3개를 딴 한국이 차지했다. 브라질·영국·독일이 공동 2위였다. 한국은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이다.



로스앤젤레스=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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