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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무사’ 구리의 진면목

중앙일보 2010.10.06 00:18 경제 19면 지면보기
<본선 32강전>

○·허영호 7단 ●·구리 9단



제 7 보
제7보(70~79)=흑▲가 공포감을 준다. 집이란 3선이면 보통이고 4선이면 크다. 한데 흑▲는 무려 8선까지 ‘내 집’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돼서는 누가 유리한지 알 수 없고 오히려 흑쪽이 기류를 타고 있다는 느낌이 짙다. 하나 허영호 7단은 느긋하게 70부터 둔다. 중앙 집이란 지어지면 크지만 어딘가 둑이 새게 마련인 것. 아직은 침투의 기회가 있다고 믿고 있다. 또 흑이 중앙에 한 수 더 못질하면 A 쪽으로 들어가 장기전으로 가겠다는 뜻을 내보이고 있다. 구리 9단은 호응하듯 71로 귀를 지켰고 허영호는 비로소 72로 낙하산을 띄웠다. B 정도까지는 집을 지어줘도 괜찮다는 계산이다.



구리는 물론 받아주지 않는다. 73으로 틈을 비집어 공격적인 양동작전으로 나온다. 구리는 ‘무사’의 기질이 있다. 이런 서슬 시퍼런 싸움판에서 비로소 진면목이 드러난다. 허영호의 얼굴이 붉어졌다. 가는 눈은 긴장으로 더욱 가늘어졌다. 우선 74로 머리를 내미는 것은 절대다. ‘참고도’처럼 물러서면 안전할 것 같지만 흑2, 4로 밀려 더욱 피곤해진다. 하나 구리의 75가 날카롭다. 연이은 77, 79가 폭죽처럼 터져 나온다. 위기다. 잘 싸우던 허영호가 핀치에 몰렸다.



참고도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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