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자와 강제기소 … 정치생명 위기

중앙일보 2010.10.05 01:40 종합 14면 지면보기
일본 정계의 최고 실력자로 군림해 온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사진) 전 민주당 간사장이 결국 정치자금 문제로 강제기소를 당하게 됐다.


일 검찰의 불기소처분, 시민 11명 ‘검찰심사회’가 뒤집어

시민대표 11명으로 구성된 도쿄 제5 검찰심사회는 4일 “정치자금 의혹과 관련해 오자와의 진술은 신뢰할 수 없다”며 ‘기소의결’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자와는 정식 재판을 받게 됐고 정치생명도 위태롭게 됐다. 시민의 판단에 의해 정치인이 기소당하는 것은 처음이다.



문제가 된 것은 오자와의 정치자금 관리단체인 리쿠잔카이(陸山<4F1A>)의 토지 구입대금 4억 엔이다. 2004년 구입한 토지구입비 4억 엔의 출처를 정치자금 보고서에 제대로 기재하지 않은 혐의로 오자와의 비서 3명이 올 1월 검찰에 체포됐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오자와 본인이 이에 개입한 증거는 없다”며 그에 대해선 올 2월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이 “검찰 결정이 타당치 못하다”며 오자와를 고발, 이를 심사한 검찰심사회가 올 4월 11명 전원일치로 ‘기소상당’을 의결했다. 이 결정에 따라 도쿄지검 특수부가 재차 조사를 벌여 다시 불기소 처분을 했지만 이날 검찰심사회가 최종적으로 ‘기소의결’ 결정을 내린 것이다. 지난 5월 법 개정으로 검찰이 불기소 처분해도 검찰심사회가 두 차례 연속 ‘기소의결’을 결정하면 강제 기소당한다.



오자와는 이날 “앞으로 공판에서 내가 무죄라는 게 반드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당 대표 선거 패배에 이어 다시 치명타를 입은 오자와의 영향력 약화는 불가피해졌다. 향후 수년간 재판이 계속될 수도 있어 총리직 도전 등 정치 전면에 나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치권에선 벌써 “오자와의 시대는 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오자와의 정치 스승이었던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 총리, 가네마루 신(金丸信) 전 부총리도 기세가 등등하다 결국 정치자금 문제로 기소된 후 급격히 몰락했다. 68세. 정치생활 41년간 검찰과의 투쟁에서 불사조처럼 생존한 오자와가 스승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