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릴라 출신 호세프 대선투표 1위

중앙일보 2010.10.05 01:32 종합 16면 지면보기
브라질 집권 노동자당(PT)의 대선 후보 지우마 호세프가 2일(현지시간) 상파울루 외곽의 상 베르나르도도 캄포 시에서 지지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상 베르나르도 도 캄포 AP=연합뉴스]
공산주의 게릴라 여전사 출신이 브라질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유력해졌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집권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세프(62)는 이날 치러진 브라질 대선에서 46.9%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제1야당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의 후보 조제 세하(68)는 32.6%, 또 다른 여성 후보인 녹색당(PV)의 마리나 시우바(52)는 19.3%를 득표했다.


브라질 첫 여성대통령 유력 … 득표율 과반 안 돼 31일 결선투표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브라질 선거법에 따라 오는 31일 호세프와 세하 간에 결선 투표가 열린다. 호세프는 1차에서 절반에 육박하는 표를 얻어 결선 투표에서 당선이 유력하다.



그의 부상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의 지원에 힘입었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10% 미만에 머물던 지지율은 룰라의 후광을 업고 가파르게 상승했다.



호세프는 대선 유세에서 룰라의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공약했다. 경직된 노동법을 유연하게 바꾸고 투자를 가로막는 세법을 정비하겠다는 다짐도 내놨다. 그러나 에너지·이동통신 등 국가 기간산업 분야에서 국영기업의 역할을 늘릴 방침이다.



호세프는 ‘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에 자주 비유돼 ‘브라질의 대처’로 불린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최근 “2억 명 가까운 인구와 세계적 자원부국인 브라질은 중국에 버금가는 경제 성장을 하고 있다”며 “호세프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나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을 넘어서는 여성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대선 유세 과정에서 그동안 쌓아온 ‘강한 여성’ 대신 친(親)서민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웃집 아주머니 같은 머리 스타일과 복장·행동 등을 선보였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대통령’이 아닌 ‘보살피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유권자들의 감성에 호소했다. 지난해 암의 일종인 림프종 진단을 받아 위기를 맞았으나 완치된 뒤 룰라와 함께 전국을 누비며 얼굴을 알렸다.



정재홍 기자



☞◆지우마 호세프=불가리아계 이민자 후손 가정 출신으로 군사독재정권(1964~85년) 시절 반(反)정부 무장투쟁 조직에서 활동했다. 70년 체포돼 3년간 수감생활을 하며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80년 민주노동당(PDT) 창당에 참여하며 정치에 입문했고, 포르투알레그리시 재무국장과 히우그란지두술주 에너지장관을 지냈다. 2005년 6월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수석장관에 기용돼 5년 가까이 재직했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