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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색있는 학교를 찾아서 ① 천안오성고등학교

중앙일보 2010.10.05 00:22 6면 지면보기
교육은 미래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특히 청소년기의 학교 교육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 학벌, 학원교육의 시대에 요즘 학교가 달라지고 있다. 학교마다 다양한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학생 스스로 공부하는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우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앙일보 천안·아산은 지역의 특색 있는 교육프로그램으로 아름다운 결실을 맺고 있는 초·중·고교를 찾아 소개한다.


취미·적성 살린 특색 교육 … 학생들의 꿈을 실현하다

취미와 적성이 같은 오성고 1학년 4반 학생들이 과학적 사고력을 높이기 위한 과학실험을 하고 있다. 이 학교는 정규 교과시간 외에 1주일에 2시간씩 특색 수업을 진행한다. [조영회 기자]
글=강태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1일 오후. 천안오성고등학교 과학실험실에서 전기 저항에 따른 전류 변화를 측정하는 수업이 한창이다. 일정한 전압을 가했을 때 저항의 길이에 따라 얼마의 전류가 흐르는지 측정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1학년 4반 박선근군은 정규 교과 수업 외에도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특색수업으로 매주 2시간 과학실험을 한다. 자신의 반이 과학반이기 때문이다. 다른 학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이 학교 1학년 학생은 반을 편성하기 전에 신입생 등록일에 맞춰 자신이 원하는 학급을 선택해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이 희망하는 취미·적성을 고려해 학급을 편성하고 해당 전공교사를 학급 담임으로 배정한다. 자신과 같은 취미와 적성을 가진 친구와 전공 교사가 모두 한 학급으로 꾸려진다. 학급별 특성에 따라 다양한 학습 방법을 적용,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우기 위해 학교가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각 학생이 지닌 특기와 적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이 조성됐고 학생들은 가장 먼저 학습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박선근군은 “ 과학실험이나 탐구활동에 흥미는 없었지만 과학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고 성적도 올려보자는 생각에서 과학반을 선택하게 됐다”며 “주로 실험을 많이 하지만 원리를 이해해야 하는 과학문제를 풀 때는 친구와 함께 고민하고 그래도 잘 모르는 건 담임 선생님께 언제든 물어 볼 수 있어 좋은 데다 취미와 적성이 모두 같다 보니 반 친구와 공동체 의식도 생기고 더 잘 뭉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과학반처럼 수학반에서도 특색수업을 갖는다. 문제풀이 위주의 수업을 탈피, 수학에 대한 흥미를 주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올 초 ‘수학티셔츠 만들기’의 경우 학생들에게 소중한 추억이 됐다. 자신이 가져온 흰 티셔츠에 수학공식이나 도형을 그려 넣어 세상에 하나뿐인 옷을 완성해 보는 시간이었다. 학생들은 딱딱한 수학을 그림으로 표현함과 동시에 개성이 가미된 옷을 완성했다. 이 밖에 스도쿠 게임, 하노이의 탑, 입체카드 만들어보기, 테마소풍, 몸으로 표현해보는 도형 등 다양한 장르의 체험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고 창의성을 개발하고 있다. 정규 수업에는 좀처럼 다루기 어려운 내용들이다. 국어·영어·수학·과학·역사·사회·체육·가정 등 1학년 12개 반이 골고루 특색 있는 학급을 운영하고 있다.



오성고는 4년차의 짧은 역사를 가진 곳이지만 이처럼 학교 실정에 맞는 특색 요소들을 적용해 학업성취, 인성, 자아실현, 만족도 등을 높여나가고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취미와 적성에 맞게 반을 선택하는 ‘취미·적성별 학급 선택제’는 이 학교가 추진 중인 ‘비전 3-up(Achieve up, Pride up, Teaching up)’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학급 선택제는 학생과 담임교사가 멘토링(Mentoring)을 통한 공감대를 형성할 뿐만 아니라 생활지도, 학력신장, 진로지도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특색있는 학교 만들기 운영 우수학교’로 선정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표창을 수상하는 등 탁월한 운영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비전 3-up(Achieve up, Pride up, Teaching up)’의 또 다른 프로그램은 ‘학생 동아리 활성화를 통한 특기·적성 개발’이다. 1교사와 1학생이 1개의 동아리를 조직, 운영하고 있다. 먼저 학생들의 자발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동아리를 구성하고 전문가와 함께 지역사회와 연계된 체험활동을 하게 된다.



‘자율장학 활성화를 통한 수업 전문성 신장’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수업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교사 연구 동아리를 조직, 활성화 하기 위해 교재 개발비와 학습자료 구입비 지원, 지속적인 수업 모니터링과 ‘오성 나눔의 날’ 운영을 통한 특강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수학·과학 영재학교, 바른품성 5운동 선도학교, e-NIE 활용 선도학교 운영 등 특성에 맞는 교육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같은 교과의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은 연간 지속적으로 운영된다. 2학년이 되면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진로지도가 이뤄진다. 모든 활동에 참여하면 이수증이 발급되며 대학입학사정관제 자료로 활용하게 된다.










오성고 남궁환 교장



“큰 꿈 갖고 자신 있게 도전하는 아이들이 대견스럽다”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소감은.




참으로 자랑스러웠다. ‘꿈을 실현하는 일류교육’을 지표로 미래 사회를 이끌어 나갈 올바른 품격을 지닌 인재로 키우고자 했던 3년이었다. 학생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교육을 펼쳐왔다고 생각한다. 7년 후에는 총동창회를 창립할 계획이다.



-첫 졸업생들의 대학 진학 성과에 만족하나.



학생들의 입학 당시 성적과 비교해 보면 대체로 만족스럽다. 졸업생 448명 중 해외(일본, 뉴질랜드)로 진학한 학생도 있다. 서울·경기권 대학 40여명을 비롯해 대부분의 학생이 4년제 정규대학에 진학했다. 무엇보다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학과를 지망하는 모습이 대견스러웠다. 올해도 이미 해외 명문대나 서울대 수시 1차 합격자도 나오는 등 학교 명성이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고교 특성상 학력 신장에 대한 부담이 많지 않나.



누가 뭐래도 학력신장이 제일 중요하다. 입학 성적이 다소 부진하더라도 개인별 수준에 맞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력 신장을 도모하고 있다. 기본 학력증진 프로그램, 학력 수준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프로그램, 일반 학생들을 위한 교과 캠프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역사가 짧아 교육이나 진로지도에 어려움은 없나.



물론 쉽지는 않다. 하지만 신입생이 입학한 시점부터 진로지도를 위한 자료 수집, 분류 작업, 진로정보실 운영 등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다행히 다년간 대학 진학지도를 해온 교사가 있어 비교적 체계적으로 지도해왔다고 자부한다. 대학 진학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학부모들로부터 고맙다는 인사도 여러 번 받았다.



-학생들이 느끼는 학교에 대한 마음가짐은 어떤가.



처음 입학했을 때에는 다소 불만족스러운 상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긍심과 자신감이 높아지고 있다. 매년 신입생의 입학 성적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학부모와 지역 주민의 신뢰도도 높아지고 있다.



-부임 후 성과가 있다면.



학생들의 행동 변화와 질적 변화를 꼽고 싶다. 학생들의 바른 태도에서 느껴지듯 우리 아들, 딸들이 바르게 크고 있고 자신감을 회복해 큰 꿈을 꿀 수 있는 안목을 키웠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이다. 특히 올 초 경북에서 개최된 전국럭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럭비부는 이제 겨우 창단 2년째를 맞은 신생 팀이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앞으로의 계획은.



자연 친화적 첨단시설을 갖추고 있는 우리 학교의 지향 가치는 일류학생, 일류학교, 일류교사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학교발전 계획을 갖고 있다. 탄탄한 실력뿐만 아니라 정신과 마음, 행동까지 일류 사회의 기본을 배우게 하고 싶다. 이를 위한 바른 품성 5운동과 뉴 학력 프로젝트의 운영을 강화하겠다. 중·장기적으로는 교과교실제나 자율형 공립고 운영의 장단점을 면밀하게 분석해 본 후 시행할 계획도 갖고 있다.










오성고 3학년 5반 박슬기



“우리 학교에서 꿈을 이뤘습니다”




박슬기양이 올 초 미국의 사립 명문대인 예일대에 합격해 동료 학생은 물론 타 학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주위에서 잘 나가는 소위 특목고나 외고에 들어가지 않고서도 해외 유명 대학에 진학 할 수 있다는 사례를 몸소 보여줬다. 학교가 입학 당시부터 박양의 적성을 발굴, 공부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와줬기 때문이다.



-해외 명문대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입학 당시 반편성 때 영어반을 선택하면서 영어에 자신감이 생겼다. 영어 선생님이 담임이 됐다. 그 때 선생님이 영어에 소질이 있다며 해외 대학진학을 생각하자는 진로상담을 시작하면서부터 해외대학 진학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어떻게 준비했나.



시험문제가 모두 영어로 되어 있어 해석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영어 원서를 많이 봤다. 미국이나 영국의 소설이나 만화영화 등. 『샬롯의 거미줄』 『해리포터』 등의 원서를 즐겨 봤다. 100여권은 읽은 것 같다. 모르는 건 그냥 넘어가면서 5~6번 이상 반복해서 봤더니 영어 실력이 늘었다.



-원래 공부를 잘했나.



공부를 못했다. 전교에서 3분의 1정도 수준에 불과했다. 전국에 있는 외고에 진학할 성적조차 되지 않았다. 수학은 너무 어려웠고 영어는 좋았다. 해외대학의 수학문제 난이도가 우리나라 교과 과정과 비교하면 쉬워서 영어만 제대로 하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



공부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말았으면 좋겠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매진하면서 비록 하기 싫은 과목도 관심을 갖고 보충한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 절대 포기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오성고 3학년 1반 송혜영



“우리 학교는 추억과 열정이 있는 곳”




올해 서울대 수시에 합격한 또 다른 학생이 있다. 송혜영양은 줄 곧 교내에서 1등을 유지해 왔다. 명문대 수시를 위해 내신을 다져왔다. 공부에 자신이 있었고 자율고, 외고 등에 가지 않고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수시 1차에 합격한 송양은 11월 치러질 면접시험을 앞두고 있다.



-오성고를 선택한 이유는.



내신을 높여 수시모집에 지원할 계획을 갖고 꾸준히 준비해 왔다. 학생을 위한 다양한 학업증진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됐다. 수시뿐만 아니라 수능시험을 위한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공부에 어려움은 없었나.



수시와 정시의 모집 기준이 많이 달라 힘들었다. 학생을 위한 다양한 학업증진 프로그램의 도움이 컸다. 취미·적성별 학급제 운영으로 국사반을 선택하면서 일찌감치 적성도 찾았다.



-이 학교만의 자랑거리는.



1학년 반 편성 때 취미·적성별로 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학생들에게는 미래의 적성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처음 만나는 친구들과 담임 선생님이지만 모두가 같은 관심사를 가졌기 때문에 금방 친근해질 수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박물관도 놀러 가고, 취미활동도 같이 하는 등 자연스레 면학분위기가 좋아진다는 점은 우리 학교만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학교에 대한 추억이 많다는데.



‘오성한마음대회’라는 학교축제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전교생이 함께 태조산을 등반하며 단합심을 길렀다. 체육대회에서 우리 반이 1등을 하자 친구들이 북을 치며 승리를 축하하는 ‘세레머니’는 지금도 생생하다. 수능이 끝나면 반 친구들과 경주를 찾아 신라 유적을 탐방하며 마지막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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