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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업 글로벌 경쟁력 높아 MBA 성장에 최고의 조건 갖춰”

중앙일보 2010.10.05 00:16 경제 11면 지면보기
한국에서 MBA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5년이 지났다. 한국 MBA가 세계 수준에 오르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성균관대 SKK GSB의 로버트 클렘코스키 학장과 라비 쿠마르 KAIST 경영대학장이 지난 9월 14일 만나 한국 MBA의 글로벌화를 주제로 대담을 가졌다.


클렘코스키 성균관대 SKK GSB 학장과 쿠마르 KAIST 경영대학장 대담

로버트 클렘코스키 성균관대 SKK GSB 학장(왼쪽)과 라비 쿠마르 KAIST 경영대학장이 9월 14일 한국MBA 프로그램의 글로벌화를 주제로 대담을 하기에 앞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포즈를 취했다.
쿠마르 : 글로벌 MBA 프로그램이란 무엇일까요? 우수한 학생, 최고의 교수진, 글로벌 기업의 후원? 많은 질문에 차례로 답하다 보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 하버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오랜 시간 꾸준히 실력을 키웠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이를 고쳐 나가며 명문으로 자리 잡았지요.



클렘코스키 : IMD·인시아드와 같은 유럽 명문 MBA의 역사는 불과 30년에 불과합니다. 자국을 대표하는 MBA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유럽 각국은 노력했습니다. 한국에서 참고할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은 선후배 문화가 발달한 나라입니다. 한국의 MBA 프로그램들도 이를 자연스럽게 활용해야 합니다. 선배들이 학교 발전을 위해 자연스럽게 기부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한국 MBA가 글로벌 톱스쿨과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죠. 우리 학교는 미국 MIT MBA와 동일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죠. 교수 수준, 강의 내용, 교육 과정이 거의 같지만 비용은 훨씬 적게 들어갑니다. 굳이 미국까지 가서 MBA를 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시간이 지나면 외국에서 한국으로 MBA 유학을 오는 사람이 늘 것으로 믿습니다.



쿠마르 : 이를 위해서는 먼저 한국에서 인정받아야 합니다. 기업들이 한국 MBA 출신자의 능력을 인정한다면 변화가 더 빨라질 것 같아요. 대학은 기업과 더 많은 협력을 해야 합니다.



클렘코스키 : 한국 학생들이 글로벌화하려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MBA 수업은 토론 형식이 많습니다. 여기에 어려움을 느낍니다.



쿠마르 : 미국 학생은 수업 중 이해가 안 되면 그냥 손들고 물어봅니다. 하지만 한국 학생은 궁금한 점이 생기는 순간,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 새로운 고민을 시작합니다.



클렘코스키 : 영어 실력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잘하는 만큼 수업이 쉬워질 것입니다. GMAT 시험 공부도 권합니다. 특히 미국 대학과 공동학위를 생각한다면 필수입니다. GMAT 준비 자체도 MBA에서 공부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쿠마르 : 왜 MBA를 선택했는지 계속 고민해야 합니다.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어야 해요. MBA를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지, 학교 프로그램은 어떻게 활용할지, 목표까지 어떤 경로를 거쳐 도달할지 생각을 멈추면 안 됩니다.



두 사람은 미국 명문대 교수 출신이다. 성공적인 삶을 버리고 한국까지 와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이유는 뭘까.



클렘코스키 : 2002년 인디애나대에 있을 때 성균관대 총장님이 찾아왔습니다. 성균관대에서 준비하고 있는 MBA를 맡아 달라 하시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대학 총장이 교수 초빙을 위해 직접 찾아오실 줄 몰랐습니다. 대학 재단을 담당하는 삼성그룹은 재정적인 면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쿠마르 : 2008년 안식년을 보낼 학교로 인하대를 선택했습니다. 한국 대기업을 연구하기에 적합한 대학이었습니다. 연구 활동을 벌이던 중 서남표 KAIST 총장에게서 MBA 학장 자리를 제의받았습니다. KAIST는 한국의 MIT라고 들었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응했습니다.



클렘코스키 : 한국에서 역동적인 7년을 보냈습니다. 한국 대기업들이 글로벌 톱 브랜드로 성장하는 과정을 두 눈으로 지켜봤습니다. 한국 사람은 스스로를 낮춰보는 경향이 있어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60년대 세계 최빈국에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금 미국에서 전자제품을 사러 가면 가장 잘 보이는 장소에 삼성과 LG 제품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쿠마르 : 그것도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분류돼 있죠. 저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지난 10년 사이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이룬 업적을 정작 한국 분들은 이해 못하더군요.



클렘코스키 : 한국 MBA의 미래는 밝습니다. 금융은 투명해졌고, 제조업 전반에 걸쳐 강력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성실하고 똑똑한 학생들이 학교로 찾아옵니다.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있고 학자를 존중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대학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MBA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MBA가 성장하기에 최고의 조건입니다.



쿠마르 : 한국인은 열정적인 민족입니다. 외국 대학 교수들은 대부분 굉장히 이성적입니다. 반면 한국에는 이성과 열정, 둘 다를 겸비한 교수들이 참 많습니다. 경쟁력 있는 문화는 학문적인 성취로 이어질 겁니다. 머지않아 한국 MBA로 유학 오는 외국인이 늘어날 것 입니다.



조용탁 포브스코리아 기자



<자세한 내용은 포브스코리아 11월호에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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