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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준PO] 어제까지는 ‘형님·아우’ … 오늘만큼은 ‘모르는 사람’

중앙일보 2010.10.05 00:14 종합 28면 지면보기
얄궂은 인연이다.


선발 두산 김선우 - 롯데 송승준
미국 같은 팀서 동고동락
아파트 위·아래층 살기도
김, 왼쪽 무릎 통증 호소
송, 편도선염으로 목 불편

5일 오후 6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준PO) 최종 5차전. 양팀이 2승2패로 맞선 가운데 절친한 선후배 사이인 두산 김선우(33)와 롯데 송승준(30)이 물러설 수 없는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한솥밥 먹던 시절 김선우(왼쪽)와 송승준이 2003년 미국 프로야구 몬트리올(현 워싱턴)에서 한솥밥을 먹을 당시 플로리다주 스프링캠프에서 함께 훈련하는 모습. 7년이 흐른 뒤 둘은 팀의 운명이 걸린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중앙포토]
◆미국에서 동고동락=김선우는 1997년 고려대 2학년 재학 도중, 송승준은 99년 경남고를 졸업한 후 나란히 미국프로야구 보스턴에 입단했다. 둘은 2002년에는 몬트리올로 동반 트레이드되는 아픔을 겪었다. 2004년 송승준이 토론토로 옮기기까지 둘은 한솥밥을 먹으며 서로를 의지하는 ‘절친’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같은 아파트 위·아래층에 방을 구했다. 후배 송승준이 선배 김선우의 집을 찾아가 매일 식사를 신세졌다.



이후 송승준은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채 2007년 롯데로 복귀했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던 김선우도 2008년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마침내 팀의 운명이 걸린 준PO 최종전에서 자웅을 겨루게 됐다.



◆국내 복귀 후 최고 시즌=올해 김선우와 송승준은 각자의 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1승을 기록했던 김선우는 올해 13승(6패)으로 에이스 노릇을 했다. 송승준은 지난해 13승보다 1승 많은 14승(6패)을 올린 팀 내 최다승 투수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준PO에서도 둘은 나란히 인상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송승준은 1차전에서 편도선염으로 등판 전날 밤까지 고열에 시달렸지만 강한 정신력으로 팀에 기여했다. 5와 3분의 1이닝 동안 5실점으로 버텨 10-5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선우는 2차전에서 7이닝 동안 4피안타·1실점(비자책)의 완벽투를 과시했다.



두 투수 모두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일품이다. 김선우는 스플리터, 송승준은 너클커브와 포크볼을 주무기로 내세운다. 김선우는 지난해까지 빠른 직구 위주로 정면 승부하는 스타일이었으나 올해는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투구에 눈을 뜨며 긴 이닝을 막아내는 선발투수로 거듭났다. 송승준 역시 준PO 1차전에서 승부처마다 낙차 큰 변화구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강한 정신력으로 승부=부상 투혼을 불사하며 마운드에 오르는 것도 닮았다. 송승준은 지난 1일에도 병원에 다녀오는 등 치료를 받으며 5차전 선발을 준비했다. 편도선이 여전히 부어 있는 송승준은 “열은 나지 않지만 침을 삼킬 때마다 통증이 있다. 의사가 시즌 후 편도선 수술을 권하더라”고 말했다. 2일 불펜 피칭을 한 송승준은 “1차전보다 더 좋은 투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김선우는 왼무릎이 좋지 않다. 2008년 국내로 복귀할 때부터 그를 괴롭힌 고질이다. 무릎에 테이핑을 하고 마운드에 오를 정도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준PO 4차전 벼랑 끝 승부에서도 김선우를 ‘불펜 대기조’에서 제외하며 컨디션 회복을 도왔다. 김선우는 “5차전에서 팀의 연승을 이어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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