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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발전상 실감 … 영·미권보다 학비 저렴해요

중앙일보 2010.09.30 00:13 부동산 및 광고특집 2면 지면보기
아이게름·라지브·허화(왼쪽부터)가 성균관대 유림관 앞에서 서로의 한국 유학 경험들을 얘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우리나라 대학으로 유학 오는 외국인 학생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한국을 선택한 이유와 수업의 장·단점은 무엇이며, 보완할 점은 무엇인지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글=박정식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글로벌캠퍼스 유학 온 외국인들



인도인 라지브 구마르(25)는 성균관대에서 국제정치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경제·문화의 축이 서양에서 아시아로 옮겨지고 있는 가운데, 강대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반세기 동안 끊임없이 발전한 나라는 한국뿐이에요. 제가 이 곳에 온 이유죠.”



그는 자신이 공부했던 인도와 미국의 대학과 비교하며 성균관대의 교육시스템을 자랑했다. “자료 찾기나 행정 처리를 빨리해주고, 석·박사과정 학생을 위해 사무기기를 갖춘 연구실도 제공해주는 등 연구에만 집중하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특히 “개인사까지 세세히 챙겨줘 학업동기를 북돋아준다”며 교수들의 제자 사랑을 칭찬했다.



한국의 수업문화에 대한 아쉬움도 꺼냈다. “다양한 국적의 유학생들이 늘고 있는데 영어를 활용한 수업은 적은 편”이라며 “의사소통에 불편 없이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도록 영어 수업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토론·논의보다는 교과 내용을 따라가기에 바쁜 수업도 아쉬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언어·경제·문화 비슷해 배움의 깊이 더해



성균관대 정치외교학사과정에 다닌는 아이게름 아이다로바(22·여)는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경제협력방안’을 주제로 졸업논문을 쓰고 있다. 한국의 역사·경제적 발자취가 20년 전 구 소련에서 독립한 조국 카자흐스탄과 닮았다고 생각해 한국을 찾아왔다. “한국의 발전상이 카자흐스탄에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드라마를 보며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경험도 그를 한국으로 이끌었다.



그는 “카자흐스탄은 자원이 풍부하고 한국은 기술을 갖고 있다”며 “카자흐어의 뿌리가 한국어와 같은 알타이어족인데다 역사·문화도 비슷해 두 나라가 협력하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꿈은 카자흐스탄 외교관이 되는 것이다.



한국 대학의 수업문화에 대해 “한자·한글·영어가 뒤섞인 정치학 학술용어가 어렵다”면서도 “한국·미국·중국·일본의 관점을 다양하게 배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수업 인원을 15명으로 제한한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교수가 학생의 수준과 관심에 맞춰 가르치니 학습효과가 높다”고 평가했다.  



유교문화 바탕으로 한국·중국간 교역에 기여하고파



허화(和樺·24·여·성균관대 국제통상 4년)씨는 5년 전 중국 타이위엔 지역에서 유학 왔다. 한 학기만 더 다니면 졸업장을 손에 쥔다. 졸업 뒤 한국 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목표다.



허화씨는 한국 유학의 장점에 대해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부모의 걱정을 덜 수 있다”며 “비용도 영미권보다 저렴하면서, 한국사회에 공존하는 아시아와 영어권 문화를 함께 배울 수 있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중국에선 잊혀져 가는 유교문화를 대학에서 잘 보전해 교육하고 있는 점도 중국 유학생들에겐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아쉬운 점으론 주거문제를 지적했다. “교환학생은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는데 유학생에겐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집을 구하러 다닐 때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학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택공급 원활하고 학문 특성화한 지방대도 인기



외국인들의 발길은 지방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각 지역 대학별로 특성화한 학문도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복잡한 수도권에 비해 주택 공급이 원활하고 비용도 저렴하며 환경오염이 덜해 저개발국 학생들이 많이 찾기도 한다.



토모르아지르 첸드아요시(30·여·공주대 교육학 박사과정 1년)와 체텐다시 체렝후(26·공주대 경영학 석사과정 1년)는 부부가 함께 몽골에서 유학 왔다. 첸드아요시는 귀국하면 교육학 교수가 돼 몽골의 교육을 이끌 교사 육성에 헌신할 계획이다.



딸이 있는 그는 “가족이나 부부가 함께 살 수 있는 기숙사를 제공해줘 도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원 덕에 공주대엔 2008년 312명이던 외국인 유학생 수가 올해 796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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