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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느닷없이 새벽 1시 후계 발표 왜

중앙일보 2010.09.29 01:42 종합 8면 지면보기
북한이 3대 세습 공식화를 내외에 공개한 것은 28일 오전 1시9분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서였다. 당초 이날 열린 44년 만의 당대표자회를 진행한 뒤 김정일의 셋째 아들 김정은의 이름이 공개될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기습적인 ‘한밤중 발표’로 후계 가시화의 소식을 알렸다.


예상 깨고 기습 발표

후계 구도와 같은 북한 체제의 중대 사안을 주민들이 잠들어 있는 오밤중에 발표한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



한반도의 새벽 1시는 미국 워싱턴에선 정오다. 따라서 새벽 발표는 대미 메시지를 담았다는 시각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미국의 낮 시간에 맞춰 후계자의 이름을 공개해 ‘북한 체제는 강고하게 움직이고 있고 외부에서 예상하는 급변 사태와 같은 그런 상황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국방위원장의 ‘오밤중’ 업무 결재 방식으로 설명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은 한밤중에 업무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밤중 결재를 통해 김 위원장이 발표를 결심했고 이에 따라 결재 직후 발표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인 셋째 아들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전했다. 이는 김정은 후계구도의 공식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날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과 ‘김정은 대장’ 보도에 매진했다. 조선중앙TV·중앙방송·평양방송은 오후 1시35분쯤 “오후 2시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중대방송이 있겠다”고 예고하며 긴박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어 일제히 2시에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는 온 나라 전체 당원과 인민군 장병, 인민의 한결같은 의사와 염원을 담아 김정일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하였음을 내외에 엄숙히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직후 북한 TV에선 매시간 김 위원장의 총비서 추대 소식을 알리며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일대기를 계속 방송했고, ‘김정은 대장’과 ‘김경희 대장’의 이름도 내보냈다. 그러나 정작 북한 핵심 엘리트의 등장을 알 수 있는 당대표자회의 구체적인 결과는 오후까지 내놓지 않았다.



◆북, 이르면 오늘 당 인선발표=북한은 당대표자회 개최 직후 새로 선출된 중앙위원회 위원 전체회의(전원회의)를 열어 당 정치국 상무위원·위원·후보위원, 당 비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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