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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개헌-4대강 연계’야당 제안 거부

중앙일보 2010.09.28 03:00 종합 12면 지면보기
여권 수뇌부가 ‘4대 강 사업 검증특위와 개헌특위 구성을 연계하자’는 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제안을 거부하기로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헌특위가 구성될 가능성은 작아졌다. 18대 국회에서 헌법 개정을 추진하기가 더욱 어렵게 된 것이다.


당·정·청 8인 회동서 의견 모아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임태희 대통령실장, 이재오 특임장관 등 당·정·청 수뇌부는 26일 밤 8인 회동에서 “개헌과 아무 관련 없는 국책사업인 4대 강 사업을 연계하자는 야당의 제안은 수용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27일 전했다. 4대 강 검증특위를 구성할 경우 이미 60% 안팎까지 진행된 사업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여권 수뇌부가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박지원 대표는 “여당이 4대 강 검증특위 구성을 수용한다면 우리는 개헌특위 구성에 찬성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한나라당에 전달했었다.



그러나 8인 회동에서 이재오 특임장관은 “개헌 문제와 연계해 4대 강 사업의 발목을 잡으려 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고 한다. 이 장관은 그간 개헌을 추진하기 위해 박 대표 등 야권 인사와 물밑 접촉을 벌여 왔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도 27일 “야당이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는다면 정기국회에서 개헌특위 구성은 어렵다”며 “내년에는 여야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므로 개헌을 추진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수뇌부가 이런 입장을 정한 데엔 대통령 권력 분산을 골자로 한 개헌도 중요하지만 그걸 추진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의 업적으로 남을 수 있는 4대 강 사업을 희생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표 측 의원들이 분권형 대통령제에 부정적인 데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이번 정권에서 개헌을 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동력을 보태지 않는 상황에서 개헌특위를 구성해 봐야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됐다.



개헌에 대해선 민주당에서도 일치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있다. 박지원 비대위 대표는 개헌특위 구성의 필요성을 얘기하지만 다른 중량급 인사의 생각은 다르다. 10월 3일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 지도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 정세균·손학규·정동영 후보 등은 모두 개헌론에 부정적이다. 박지원 비대위 대표는 “아직 한나라당으로부터 4대 강 특위와 개헌을 연계해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받은 바 없다”며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정효식·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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