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 “모든 디지털 통신 내용 언제든 감청하겠다”

중앙일보 2010.09.28 01:29 종합 1면 지면보기
휴대전화나 인터넷 등 모든 종류의 통신 서비스 제공 업체에 대해 반드시 감청과 암호 해독 시스템을 갖추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미국 사법 당국이 추진 중이라고 뉴욕 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암호화 기능을 이용한 메시지 전송으로 감청이 어려웠던 스마트폰 블랙베리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 사이트, 서버를 거치지 않고 사용자끼리 직접 교신함으로써 서버를 통한 추적이 어려운 P2P 메시징 서비스 스카이프 등 첨단 통신서비스가 새 법안의 적용을 받게 된다고 NYT는 덧붙였다. 이는 일반전화처럼 디지털 통신에 대해서도 테러 방지 등 국가안보나 범죄 수사를 위해 감청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당국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아랍에미리트 당국은 지난달 자국 내에서 블랙베리 서비스를 중단시킨 바 있다. 미국 국내에서는 올해 마약 카르텔에 대한 수사를 벌였으나 밀매업자들이 감청이 사실상 불가능한 P2P 소프트웨어로 교신하는 바람에 수사가 무산된 사례가 있다. 또 법원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수사를 해도 감청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는 데 시간이 소요되는 바람에 추적에 실패한 사례도 많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백악관과 연방수사국(FBI), 국가안보국(NSA) 등이 내년에 의회 제출을 목표로 검토 중인 방안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개발업자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감청이 가능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통신 업체는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뒤에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어길 경우에는 벌금 등 제재가 가해진다.



하지만 이 같은 방침은 정보 통제와 사생활 침해에 관한 거센 논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NYT는 지적했다. ‘민주주의와 기술 센터’의 제임스 뎀프시 부회장은 “인터넷 혁명의 본질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또 감청 시스템이 해커에 뚫릴 경우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도 휴대전화 감청 추진= 정부와 한나라당은 현재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을 통해 휴대전화 등 모든 전기통신장비에 대한 감청을 합법화할 방침이다. 현재는 인터넷 전화의 경우 법적으로는 가능하나 기술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털 등 인터넷 사업자들에게는 e-메일과 접속 기록, 비공개 미니홈페이지·블로그 등에 대한 열람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인스턴트 메시지는 서비스 업체가 내용을 보관하지 않기 때문에 확인이 불가능하다.



예영준·이나리 기자



☞◆스카이프(skype)=인터넷을 통해 음성·화상통화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와 휴대용 단말기가 있으면 메시지도 주고받을 수 있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