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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스마트 혁명, 그 현장을 가다] ② E로지스틱스의 선두 주자 - 인천공항공사

중앙일보 2010.09.28 00:28 경제 7면 지면보기
세계 2위의 물동량을 자랑하는 인천국제공항에서는 RFID(전파인식) 기술의 상용화는 물론 물류 정보와 스마트폰의 융합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화물을 탑재한 용기를 하역하는 모습. [중앙포토]
지난 17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내 화물터미널. 아시아나항공 하역장에 쌓인 화물마다 세관 직원들이 무선 전파인식(RFID) 태그를 붙이고 있었다. 이 화물들이 지게차에 실려 보세창고를 빠져나오자 출입문 양쪽에 달린 RFID 인식기가 바로 화물 목록을 알아내 공항정보통신센터(AICC)로 보냈다. 이 센터에서 운영하는 항공물류정보시스템(AIRCIS)에 이들 정보가 올라오면, 수입업자는 자신의 화물이 보세창고를 빠져나온 걸 사무실 PC에서 즉각 알 수 있다. 화물을 나르는 트럭 기사도 휴대전화로 이런 정보를 곧바로 통보받고 보세창고 하역장으로 향했다. 예전에는 운전기사가 대기실에서 화물 나오길 하염없이 기다렸다.


화물에 무선 인식 ‘꼬리표’… 이동정보, 스마트폰에 곧바로

RFID는 꽤 먼 거리에서도 무선으로 많은 정보를 동시에 인식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라벨지와 사뭇 다르다. 라벨지에는 바코드만 담겨 있어 물품마다 PC에 연결된 리더기를 가깝게 갖다 대야 했지만, RFID는 멀리에서 무선리더기로 여러 태그 정보를 3∼4초 동안 단번에 인식할 수 있다. 그만큼 작업속도가 빠르고 정확하다.



인천국제공항은 홍콩 첵랍콕 공항에 이어 물동량 세계 2위의 항공물류 핵심기지다. 연간 250만t의 막대한 물량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려면 정보기술(IT), 특히 ‘임베디드(Embedded) IT’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 없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강명대 과장은 “RFID를 부착하는 물량이 많아지면 칩 제작 단가가 떨어져 조만간 바코드 정도의 비용에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RFID 리더기를 겸하는 휴대전화기가 개발돼 RFID 대중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식경제부와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최근 휴대전화기에 범용가입자식별모듈(USIM) 칩을 꽂으면 모바일 RFID 리더기가 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아예 RFID 리더기가 내장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도 나왔다. 기존의 RFID 리더기는 크기와 무게가 아령만 해 들고 다니기 불편했다. RFID 리더기를 개발한 유라클의 정우석 모바일사업팀장은 “150만원 수준의 고가 RFID 리더기를 80만∼90만원대의 스마트폰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식경제부·SK텔레콤 컨소시엄의 RFID 리더기 프로젝트는 인천공항공사의 AIRCIS와 연동하는 테스트를 하는 단계다. AIRCIS는 항공물류 정보를 통합해 인천공항을 아시아 물류의 허브로 키우자는 목적에서 시작됐다. 종전엔 수출 화주가 거래 물류회사의 일정을 파악하고, 물류회사도 항공사에 개별적으로 일정을 알아봐야 했다. 또 물류 사이트마다 형식이 달라 이들을 통합하는 일이 마치 얽힌 실타래를 푸는 것처럼 어려웠다. AIRCIS가 도입된 뒤로는 웬만한 작업이 일사불란하게 이뤄졌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물류·항공 업계를 통해 항공기 이·착륙 일정을 확인하고 예약하는 건 물론 화물이 어디에 와 있는지 추적할 수 있다. 국토해양부 AIRCIS운영팀의 강석태 과장은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60개 국내외 항공사가 AIRCIS에 연계돼 수출입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 홍콩·싱가포르 공항에도 비슷한 시스템을 운영하지만 인천공항 것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는다”고 전했다.





물류 정보를 한눈에 보게 되면 기업경영의 예측성도 커진다. 수출 기업의 경우 운송 중인 물량이 수입업자에게 넘어갈 때까지 회계상 재고로 처리하면서 제대로 수령이 됐는지 거듭 확인했다. 아시아나IDT의 최성우 과장은 “AIRCIS 도입으로 기업경영의 부실 발생 위험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RCIS는 모바일로 현장과도 연결된다. SK텔레콤 네이트의 독립된 모바일 주소에 들어가면 누구든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난 1일부터 무료 서비스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스마트폰으로 AIRCIS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모바일 AIRCIS가 확산되면 손수 물품을 운반하는 현장 인력까지 휴대전화로 물동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지난 5월 국내 물류업체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모바일AIRCIS를 1000명이 쓸 경우 현장 업무 시간이 한 시간 단축되고, 연간 66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물류정보시스템(AIRCIS:AIR Cargo Information System)=항공운송업체 등 물류업체에 개별적으로 산재한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시스템. 항공물류의 예약과 추적은 물론 운항 일정·통관 정보 등이 들어 있다. 2007년 국토해양부가 구축해 인천공항공사가 위탁운영 중이다.



특별취재팀=이원호·이나리·심재우·박혜민·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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