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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 수복 60주년에 되돌아보는 국방과 안보

중앙일보 2010.09.28 00:21 종합 34면 지면보기
60년 전 오늘 우리는 92일간이나 인민공화국 통치 아래 있었던 수도 서울을 ‘수복(收復)’했다. 적으로부터 싸워서 빼앗았으니 ‘탈환(奪還)’이라 해도 될 것을 굳이 수복이라 함은 본래 우리 것을 되찾았음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1950년 6·25전쟁 발발 사흘 만에 서울은 적의 수중에 떨어졌다. 서울 사수를 외치던 이승만 정부는 한강 다리를 폭파한 채 대전, 대구를 거쳐 부산까지 떠밀려 내려갔다. 낙동강 전선을 최후의 보루 삼아 버티길 3개월여. 유엔군 사령관 맥아더 장군이 지휘한 인천상륙작전에 힘입어 서울 수복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었다. 마침내 해병대와 육군 17연대가 앞장서 지금은 없어진 중앙청 국기게양대에 인공기 대신 태극기가 다시 휘날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역사적 사실마저도 전후세대가 대다수인 대한민국에서는 희미한 옛 기억이거나 아예 생전 처음 듣는 생소한 일이 돼 버렸다.



그나마 올해는 6·25전쟁 6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서울 수복 60주년 기념행사도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지난 주말엔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서울수복기념 마라톤대회가 열렸다. 어제는 대한민국 육·해·공군 및 해병대 군악대와 영국·캐나다·프랑스 등 8개국 해외 군악대가 참여하는 서울 수복 전야 군악제가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있었다. 그리고 오늘 6·25전쟁 60주년 기념사업회(위원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주관 아래 경복궁 흥례문 앞 광장에서 서울수복기념행사를 국군의날 행사와 통합해 치른다. 기념식에 이어 국군 기수단, 군악대, 사관생도, 참전용사 및 참전국 군악대가 광화문에서 덕수궁까지 시내 퍼레이드를 벌인다. 하늘에서는 육·해·공군 및 주한 미 공군 헬기와 전투기 등이 축하비행까지 선보인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이처럼 대대적으로 서울수복기념행사를 치르기는 처음이다. ‘잊혀진 전쟁’ 6·25와 그보다 더 잊혀진 9·28 서울 수복을 새삼 되새긴다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이를 통해 온 국민이 확고한 국방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특히 천안함 사태로 위축된 우리 군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선진강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두터워지길 기대한다.



그러나 9·28 서울 수복은 단지 60년 전의 일을 회고하며 군의 위용을 과시하는 행사에 그쳐선 안 된다. 서울시민은 물론 모든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가짐부터가 달라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 “서울을 되찾기 위해 400문의 포를 설치하고 싸웠다. 거리 하나하나를 되찾기 위해 정말 많은 사람이 목숨을 바쳐야 했다. 젊은 세대가 길가의 풀 한 포기까지 아껴주기 바란다.” 아흔 살의 노병 예비역 육군대장 백선엽 장군의 당부다. 이제 후배들이 마음의 태극기를 올릴 차례다. 6·25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는 각성과 함께, 죽음으로 되살린 수도 서울을 철저히 지키고 가꾸는 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임무다. 남북한 관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는 여전히 냉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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