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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암민속마을 짚풀문화제] 가족과 함께 떠나는 오래된 현재로의 시간 여행

중앙일보 2010.09.28 00:21 6면 지면보기
천안 흥타령축제가 ‘패스트(Fast)’라면 아산 짚풀문화제는 ‘슬로우(Slow)’다. 10월 6일부터 5일간 천안·아산 두 도시는 축제 속으로 빠져든다. 축제 정보를 미리 차분히 알아 보고 가면 즐거움은 배가 된다. 더 자세한 내용는 홈페이지 참조.(천안: dancefestival.or.kr, 아산: asan.go.kr)


천안흥타령축제·아산짚풀문화제 동시 개최(10월 6~10일)

외암민속마을 짚풀문화제는 입 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리는 전국 유일의 전통 축제로 자리 잡았다.



아산시문화재단과 외암민속마을보존회는 2010 짚풀문화제의 추진방향을 ‘과거로의 회귀’로 잡았다. 관주도의 행사에서 벗어나 소박한 민간주도의 행사로 전환, 이벤트 일색인 다른 지역 축제와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짚풀문화제가 열리는 외암민속마을. 사람이 실제로 살고 있는 몇 안 되는 민속마을 중 하나다.
자연을 벗 삼아 살아 온 우리조상의 슬기와 지혜를 체험함으로써 ‘슬로우 빌리지’(Slow Village) 이미지를 강화하는 쪽으로 프로그램도 정비했다. 외암민속마을이 간직한 전통적 가치를 만끽하는 축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상의 슬기와 숨결을 찾아서



다음 달 6일부터 5일 동안 외암민속마을 일원에서 진행되는 2010 짚풀문화제 슬로건은 ‘조상의 슬기와 숨결을 찾아서’다.



축제 기간 동안 옛 농기구를 활용해 탈곡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교육적인 효과도 크다.
축제기간은 3일에서 5일로 늘어났지만 과거처럼 인위적인 무대를 만들지는 않았다. 외암마을 내 기존 무대와 가옥 등을 활용한 소규모 무대에서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진다.



첫 날인 6일 오후 5시부터 송곡초등학교 풍물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축제의 서막이 오른다. 이어 식전 행사로 태껸 시연이 진행되고 한바탕 신나는 농악놀이가 펼쳐진다. 천경석 향토사학자가 나서 외암마을에 숨어있는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도 준비돼 있다.



개막식은 내빈 인사말 등을 과감히 생략하는 등 최대한 간소화 했다. 그 대신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마당극 ‘똥벼락’(극단 민들레)이 축하공연으로 준비돼 있다.



똥벼락은 판소리와 민요를 축으로 탈춤과 꼭두극 그리고 길꼬냉이 등 민속놀이가 함께 녹아 있는 작품이다. 관객이 직접 극에 참여하기도 한다. 7일, 9일, 10일 오후 3시에 공연된다. 8일 오후 3시에는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건강 마당극 ‘신비의 영약을 찾아라’가 공연된다. 이 밖에도 판소리, 가야금병창, 풍물 공연 등 다양한 문화공연이 준비돼 있다.



갑순이 시집 가요 … 전통혼례 재연



오랜 시간 마을을 지켜온 어르신들이 축제에 참여해 전통방식으로 가마니 짜는 모습을 보여준다.
8일 오후 1시에는 외암마을 상류층 가옥에서 조선시대 전통혼례가 완벽 재연된다. 갑순이를 짝사랑한 갑돌이가 어디선가 눈물을 삼키고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재미다. 관람객이 참여하는 성인식을 비롯해 과거시험이 재연되고 급제자가 마을을 한 바퀴 도는 행렬도 있을 예정이다.



마을 남자들 전체가 참여하는 상여 행렬도 재연될 예정이다. 실제 마을에 초상이 있으면 오래 전부터 죽은 자와 가족을 달래던 요령잡이(선소리 꾼)가 가슴을 울리는 상여소리를 들려줄 예정이다.



이밖에 불천위 외암 이간 선생의 제례도 재연되고 초가 이엉 잇기도 관람객 체험행사로 재연될 예정이다. 기승전결(起承轉結)이 있는 옛 조상들의 일생이 담긴 각종 재연 행사를 한꺼번에 경험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마당쇠가 되어 볼까 … 체험 프로그램 풍성



외암민속마을 주민과 관람객이 함께 하는 각종 전통체험 행사가 풍성하다.



투호, 줄타기,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를 비롯해 떡메치기, 소주 내리기, 조청과 엿 만들기, 뻥튀기·강정 만들기, 전 부치기 등을 경험할 수 있다. 화톳불에 고구마와 감자, 옥수수를 구워 먹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만들어진 전통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사 갈수도 있다. 이밖에 옛 농기구를 이용한 추수나 탈곡 등을 체험할 수 있고 지게도 만들어 보고 도리께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했다.



3일 동안 공연되는 ‘똥벼락’은 관람객과 함께 만드는 해학이 있는 마당극으로 큰 기대를 낳고 있다.
짚풀을 이용해 공예품도 만들어 보고 배를 만들어 도랑에 띄워 보내는 행사도 마련했다. 마을 개천에서 다슬기도 잡고 엿장수 아저씨와 엿치기도 하며 어린 시절 추억을 되새기는 시간도 준비돼 있다. 마을 이곳 저곳에 마련된 먹을 거리 장터에 들러 막걸리 한잔에 국밥 한 그릇을 말아 먹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는 재미다.



맹주완 (재)아산문화재단 상임이사는 “유명 가수를 초청하는 등의 이벤트는 과감히 생략했다. 외암마을만의 독창성이 살아있는 축제가 될 것이다. 전통이 살아있는 전국 유일의 축제인 만큼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찬우 기자




외암민속마을



마을 전체가 살아있는 민속박물관




외암민속마을은 2000년 1월 7일 중요민속자료 제236호로 지정되었다. 마을은 북쪽 설화산(雪華山)을 주봉으로 그 남쪽 경사면에 동서로 길게 뻗어 있으며, 서쪽이 낮고 동쪽이 높은 지형 조건으로 주택은 거의 서남향 또는 남향이다.



마을 곳곳에 냇물이 흐르며 입지가 좋고 일조량이 많으며 겨울에 북서계절풍울 막아 주는 등 지형적 이점이 있어 일찍부터 마을이 형성되었다. 500여 년 전에는 강씨(姜氏)와 목씨(睦氏)가 살았다고 전해지는데, 조선 명종 때 장사랑(將仕郞)을 지낸 이정(李挺) 일가가 낙향하여 이곳에 정착하면서 예안이씨(禮安李氏)의 후손들이 번창하고 인재를 배출하여 반촌(班村)의 면모를 갖추고 반가(班家)의 가옥이 생겨났다.



그 뒤 이정의 6대손이며 조선 숙종 때 학자인 이간(李柬:1677~1727)이 설화산의 우뚝 솟은 형상을 따서 호를 외암(巍巖)이라 지었는데 그의 호를 따서 마을 이름도 외암이라고 불렀으며 한자만 외암(外巖)으로 바뀌었다.



마을 입구에는 밤나무를 깎아서 세운 남녀 장승과 열녀문이 있고, 곳곳에 조선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물레방아, 디딜방아, 연자방아 등이 보존되어 있다. 마을에는 조선시대 이정렬(李貞烈)이 고종에게 하사 받아 지은 아산 외암리 참판댁(중요민속자료 195)을 비롯해 영암댁, 송화댁, 외암종가댁, 참봉댁 등의 반가와 그 주변의 초가집들이 원형을 유지한 채 남아 있는데 전통가옥의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특히 영암댁은 회화나무와 수석이 어우러진 정원이 아름답고, 추사 김정희의 글씨 등 문화유산들이 많이 보존되어 있다.



마을에 주민이 실제로 살고 있어 사람의 온정을 느낄 수 있으며 전통이 잘 보존된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마을 배경으로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가 촬영되기도 했다. 영웅시대, 야인시대, 취화선, 태극기 휘날리며 같은 영화가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온 가족이 전통체험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팜스테이도 운영 중이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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