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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의 시대는 갔다 … 지구촌은 지금 민족·종교·문화동맹으로 헤쳐 모여

중앙일보 2010.09.28 00:17 종합 16면 지면보기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국제정치에서 이념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반면, 인종·민족·종교·문화 등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6일자 온라인판에서 “세계질서가 종족 등을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며 세계를 19개의 세력권으로 분류했다. 뉴스위크는 이들 세력권이 국제 동향에 따라 수시로 변하겠지만 21세기의 특징으로 종족 또는 민족 중심의 국제질서를 꼽았다.


뉴스위크, 19개 블록으로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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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노선 국가=다른 세력권에 속하지 않은 채 고유의 문화를 지키는 나라들이다. 한국을 포함해 일본·인도·프랑스·브라질·스위스 등이 포함된다. 기술 강국으로 부상한 한국은 2008년 세계 경제 위기를 신속히 극복했다. 그러나 한국은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중국의 세력에 흡수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뉴스위크는 진단했다. 일본은 세계 2위 경제국이라는 지위를 중국에 빼앗긴 데 이어 기술 경쟁력도 한국·중국·인도 등에 잠식당하고 있다.



◆중화권=중국·홍콩·대만이 속한다. 한족을 중심으로 한 중국인의 민족적 연대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경제 성장과 더불어 아프리카·남미 등으로의 자원 사냥에 활발하다. 그러나 권위주의와 빈부 격차, 환경오염 등은 앞으로 30년 이상 풀어야 할 숙제다.



◆북미동맹=쇠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여전히 세계 최강의 정치·경제권이다. 세계적 수준의 도시들과 첨단 경제, 높은 농업 생산성, 풍부한 천연자원을 자랑한다. 미국·캐나다가 속한다.



◆새 한자(Hansa)동맹=13세기 북유럽 도시들은 한자동맹을 맺어 무역을 통해 공동 문명을 창조했다. 이와 유사한 새 한자동맹이 세력권을 넓히고 있다. 새 동맹에 속한 국가들은 독일 문화를 공유하고, 고부가가치 상품을 팔며, 발전된 사회보장체제를 갖추고, 자유경제를 옹호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독일을 필두로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이 속한다.



◆변경 지역=영국·벨기에와 함께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이 속한다. 문화적으로 뒤죽박죽돼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 국가는 과거 주변 강대국의 침공을 받았으나 미래에는 문화적 독자성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 공화국=그리스·로마문명에 뿌리를 둔 이탈리아·그리스·포르투갈·불가리아·크로아티아 등으로 북유럽 한자동맹 국가들에 비해 거의 모든 면에서 뒤떨어진다. 빈곤층 비율은 거의 두 배에 달하는 반면 노동참여율은 10~20%나 낮다. 아울러 거의 모든 한자동맹 국가들보다 훨씬 많은 국가부채를 지고 있다.



◆중앙아시아권=중국·인도·터키·러시아·미국 등의 세력 간 갈등으로 인한 분쟁 지역으로 계속 남을 곳이다. 아프가니스탄·아제르바이잔·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파키스탄 등이 여기에 속한다.



◆도시국가=중세 도시국가처럼 특정 국가에 속하기보다는 도시 고유의 독특한 성격을 지닌 지역이다. 예컨대 금융과 미디어의 중심인 런던·프랑스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며 각종 다국적 기업의 본부를 유치하고 있는 파리가 대표적인 예다. 이 밖에 싱가포르·텔아비브가 여기에 해당한다.



◆중남미 자유주의국=칠레·멕시코 등 남미에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국가들이다. 비록 빈곤으로 고통받고 있으나 중국처럼 빠른 성장을 구가하는 국가로 변신하려 한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경제적 미래는 불확실하다. 또 미국과의 밀착된 관계를 끊기 어렵다는 특징도 지니고 있다. 콜롬비아·코스타리카·페루도 자유국가군에 포함된다.



◆중남미 반미국=같은 남미 국가 중에서 반미를 표방하는 나라들이다. 베네수엘라·니카라과·볼리비아·쿠바 등의 국가로 중국과 러시아처럼 신흥강대국이 되고자 한다.



◆러시아 제국권=슬라브족의 연대감을 토대로 상대적으로 월등한 기술력과 부존자원을 이용, 러시아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곳이다. 러시아 외에 아르메니아·벨라루시·몰도바·우크라이나 등 과거 소련의 연방국가였던 나라들로 이뤄져 있다.



◆이란권=풍족한 석유자원을 바탕으로 한 이란의 파워가 주변 국가에 미치는 지역이다. 실제로 이라크·레바논·시리아·바레인·가자지역에서는이란의 입김이 상당하다. 그러나 극단적인 이데올로기로 인해 이란의 영향력은 한계를 갖고 있다.



◆범아랍권=이집트·요르단·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등 이란권을 제외한 나머지 아랍국가들을 망라한 지역이다. 이들은 같은 아랍문화권이지만 엄청난 경제적 격차를 갖고 있다.



◆신(新)오스만=터키·우즈베키스탄 등 옛 오스만 제국의 영광을 물려받은 지역이다. 터키의 경우 EU의 일원으로 변신하고 있으나 사회적으로는 과거의 이슬람문화로 회귀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사하라 주변국=과거 영국 또는 프랑스 식민지 국가들이다. 앙골라·카메룬·에티오피아 등 여전히 최빈국들이다.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혼재돼 국내 갈등의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다.



◆고무 벨트권=먹을거리를 비롯해 고무·광물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지만 정치적 불안정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나라들이다. 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베트남 등이 여기에 속한다. 모두 산업화와 경제 다각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말레이시아를 빼면 아직 가난한 나라들이지만 고성장 국가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 해당 지역 맹주국의 영향을 받는 남아공권 등도 독자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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