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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금융 대출 더 쉽고 빠르게 … 서민 곁으로 바짝 다가선다

중앙일보 2010.09.20 00:12 부동산 및 광고특집 7면 지면보기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의 자활을 지원하는 ‘미소금융’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미소금융에 참여한 기업이 앞다퉈 지점을 늘리고 있고, 새로운 대출상품도 개발하고 있어서다. 지점이 적고, 대출 요건이 까다로워 실적이 잘 오르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사업 활성화를 위해 출연금을 예정보다 앞당겨 내놓는 곳도 나왔다. 그룹 회장이 직접 어깨띠를 두르고 재래시장을 찾아 상품 홍보에 나선 대기업도 있다.


문턱 낮추기 나선 대기업들

①현인택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정태영 현대차미소금융재단 이사장이 7월 서울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서 북한 이탈주민 창업지원사업 업무협약을 맺은 뒤 악수하고 있다. [현대차미소금융재단 제공] ②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에서 첫째)과 김승유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둘째),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셋째)이 7일 서울 광장시장의 한 노상 음식점에서 상인에게 미소금융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SK미소금융재단 제공] ③7월 KB미소금융재단의 부산지점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KB미소금융재단 제공] ④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왼쪽)이 7월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본점에서 열린 ‘하나미소희망봉사단’ 창단식에서 홍완선 단장에게 스카프를 걸어주고 있다. [하나미소금융재단 제공]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이달 초 점퍼 차림으로 서울 예지동 광장시장을 찾았다. ‘SK미소금융재단’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손에는 상품 안내문을 들었다. 상인들에게 “자금이 필요하실 때는 금리가 낮은 미소금융 상품을 이용해보시라”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인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최 회장과 동행했다. SK는 미소금융중앙재단에 스마트폰용 대출 애플리케이션과 넷북 50대도 기증했다.



삼성은 올해 미소금융 출연금을 애초 예정했던 300억원의 두 배인 6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내년 출연 예정액 300억원을 앞당겨 조성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경기도 수원 등 전국 7곳에 있던 지점도 대폭 늘리고 있다. 이달 말 전후로 서울 구로구와 인천 계양구, 강원 원주시에 지점을 추가로 열고 부산 금정구, 대구 동구, 경기 이천시에는 출장소를 새로 낸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재단을 설립해 사업에 나섰지만 까다로운 대출 조건과 운영 미숙으로 올 7월 말까지 대출금이 17억원에 불과했다”며 “서민들이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롯데미소금융재단은 이달 말까지 서울 남창동 롯데손해보험 빌딩에 있던 본점을 옮기기로 했다. 인근 남대문시장 상인들이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롯데 측은 한국화물운송차주협동조합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지입차주 자립지원 자금 대출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달 중 100억원을 조기 출연할 계획도 있다.



◆상품도 갈수록 다양=현대차미소금융재단은 지난달 자활형 차량 구매자금 대출을 시작했다. 저소득·저신용인 사람이 2.5t 이하 화물차나 소형 밴 같은 차량을 사서 생계를 꾸리려고 할 때 최대 5000만원을 연 4.5% 금리로 빌려주는 상품이다. 이보다 한 달 전에는 통일부와 협약을 맺고 북한 이탈주민에 대한 창업대출 상품(H-하나론)도 출시했다. 지정된 창업교육을 받으면 연 2% 금리로 최대 5000만원까지, 받지 않은 기존 창업자에게는 연 4.5% 금리로 최대 3000만원까지 빌려준다.



LG는 세탁업자를 위한 별도의 상품을 준비 중이다. 가게를 빌리거나 설비를 갖추는 데 드는 돈은 최대 3000만원, 임차·설비를 동시에 할 경우엔 5000만원 한도에서 대출해준다. 이자율은 최고 연 4.5%다. 기존에 4곳이었던 지점도 늘리고 있다. 이달과 다음 달 중 서울 강북구와 광주·청주·대구에 지점을 열고, 서울 중구와 경북 구미에 출장소를 추가한다.



포스코는 독립유공자 등 보훈대상자, 일제강점기 피해자(이상 가족 포함) 중에서 기초생활수급권자 및 차상위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창업·사업자금 대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연 4.5% 금리로 최대 5000만원까지 빌려준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내년 조성 예정액을 미리 출연한 것도 특징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미소금융재단의 올해 대출 가능액은 애초 계획의 두 배인 100억원이 됐다.



◆미소금융 이용하려면=미소금융에서 돈을 빌리려면 개인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여야 한다. 소유한 재산이 대도시(특별·광역시)는 1억3500만원, 기타 지역은 8500만원이 넘으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10년간 총 2조원의 재원이 마련되며, 미소금융중앙재단이 운영을 맡은 각 지역재단과 11개 기업·은행 재단이 있다. 모든 재단의 전 지점에서 ▶프랜차이즈 창업자금 ▶창업 임차자금(사업장 임차보증금) ▶운영자금 ▶시설개선자금 ▶무등록 사업자 대출 등을 취급하고, 특정 재단에서만 운영하는 상품도 있다. 미소금융중앙재단 윤재경 과장은 “저소득층인데 금융거래가 적어 신용등급이 5~6등급인 경우에도 일부 대출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가까운 지점에서 상담을 받아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장기 저리 창업자금 등 맞춤상품 개발

금융권에서도 사업 확대




금융권 미소금융재단들도 의욕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KB미소금융재단은 경기도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이 지역 취약계층 지원사업인 ‘무한돌봄 사업’의 대상자에게 장기 저리로 창업자금 등을 빌려주기로 하는 등 지역별 맞춤상품 개발에 나섰다. 미소금융 사업을 알리는 데도 적극적이다. 미소금융에 대한 홍보만화를 중앙재단 등 전국 각지의 재단에 배포했다.



우리미소금융재단은 한 부모 가정과 다문화 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상품을 개발했다. 미성년 자녀을 양육하는 한 부모 가정의 세대주와 다문화 가족의 가장 또는 배우자가 대상이다. 창업자금은 2000만원, 운영·시설자금은 1000만원까지 연 4.5% 금리로 대출한다. 무등록 사업자에게도 최고 500만원을 연 2% 이자로 빌려준다. 미소금융 대출자들을 위한 컨설팅도 하고 있다. 임직원과 변호사·세무사·회계사 등으로 구성된 ‘우리미소나누미 봉사단’이 창업·경영 관련 상담을 해준다. 신한금융그룹은 인천시의 다자녀 가구를 위한 상품을 만들었다. 인천에 사는 저소득·저신용자 중 자녀가 3명 이상인 사람이 대상이다. 창업자금은 최고 5000만원, 운영·시설개선 자금은 1000만원까지 연 4% 금리로 빌려준다. 무등록 사업자는 연 2% 금리로 500만원까지 대출할 수 있다.



하나미소금융재단은 미소금융 시작 1년 전부터 ‘하나희망재단’이란 이름으로 서민 대출을 해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희망재단 때까지 합치면 총 725건, 56억여원을 대출했다”며 “그간 쌓은 노하우가 미소금융 사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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