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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기업파견 전임자 100여 명 경제단체 지원금으로 8월 월급 받아

중앙일보 2010.09.18 03:00 종합 20면 지면보기
7월 타임오프제 도입 이후 두 달간 임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던 한국노총의 기업파견 전임자들이 지난달 월급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돈은 경제단체가 비공개로 지원했다.



17일 고용노동부와 한국노총, 경제단체 등에 따르면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을 비롯, 각 기업에서 파견된 간부급 전임자 100여 명이 지난달분 임금을 받았다. 한국노총 고위관계자는 “어떤 경로로 (돈이) 전달됐는지는 모르지만 지난달 경제단체 도움으로 파견전임자들이 월급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부에는 비밀로 했기 때문에 전임자들이 두 달치 월급을 못 받은 것으로 알려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임원도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로부터 지난달 4억여원을 한국노총에 전달해 100여 명의 임금을 보전해 줬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후원금 명목으로 기업을 대상으로 100억원대를 모금하는 일(본지 9월 10일자 16면)이 성사되는 것을 전제로 선집행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전경련 관계자는 “한국노총에 알아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또 다른 경제단체 관계자는 “모든 경제단체가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타임오프제는 회사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는 노조 전임자 수를 제한하는 제도다. 기업을 벗어나 노조업무를 보는 한국노총·민주노총과 같은 상급단체 노조전임자는 임금지급대상에서 제외된다. 회사가 만약 이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면 부당노동행위로 사법처리 대상이 된다.



하지만 노동부 관계자는 “한국노총 간부들이 경제단체 도움으로 8월달 월급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도 “재원 등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그동안 노조전임자에 대한 부당 지원은 엄정하게 처벌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한국노총 후원금 모금도 계속 추진될 전망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후원금 모금 사실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모금이 유보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H사는 최근 후원금을 냈으며, 금융·운송단체도 납부를 약속했다고 한다. 다만 기업 반발을 고려해 경제단체 주최의 공식설명회 등은 하지 않고 비공개로 추진키로 했다.



이와 관련, 한국노총은 29일 가칭 ‘창조와 혁신의 노사문화사업센터’를 발족시킬 계획이다. 경제단체 후원금은 이 센터에 공익사업기금용으로 기탁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20일 노동단체가 공익사업을 할 경우 비과세 기부금을 받을 수 있도록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김대환 인하대(전 노동부 장관)교수는 “일자리 만들기나 직업훈련 같은 노사공익사업은 경제단체와 한국노총이 함께 만들어 운영 중인 노사발전재단 등 기존 단체를 이용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우회해 노총이 신설하는 산하 조직을 통해 직접 후원금을 전달한다는 것 자체가 전임자 임금보전에 초점을 맞춘 편법”이라고 비판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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