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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민노당, 당원 명부 제출하라”

중앙일보 2010.09.18 01:29 종합 1면 지면보기
법원이 민주노동당에 당원 명부 제출을 명령했다. 법원은 특히 “민노당이 명부 제출을 거부할 경우 재판부가 직접 당사를 찾아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혀 민노당 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거부 땐 재판부가 당사 찾아가 컴퓨터 파일 조사”
전교조·전공노 136명 불법 입당했는지 확인 나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 홍승면)는 17일 불법으로 민노당에 가입해 당비를 낸 혐의(국가공무원법·정당법 등 위반)로 기소된 정진후(53)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등 전교조 교사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소속 공무원 136명에 대한 2차 재판에서 “민노당에 당원 명부를 제출할 것을 명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조만간 민노당에 공문도 보내기로 했다. 법원은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재판에 필요한 증거를 압수할 수 있다.



재판부는 이날 “교사와 공무원들의 민노당 가입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라며 “가입 여부는 당원 명부를 통해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당법에서는 당원을 ‘정당 명부에 기재가 된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앞서 수사 과정에서 경찰과 검찰이 당사 압수수색을 통해 당원 명부 확보에 나섰으나 민노당 측의 거부와 하드디스크 반출 등으로 실패했다.



민노당이 “당원 전체의 명부를 공개하는 것은 개인 정보 유출 등의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재판부는 “당원 명부 중 제3자가 기재된 부분은 가리고 출력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136명의 피고인 부분만 제출하라”고 제시했다.



이날 재판부는 “민노당이 공당(公黨)으로서 협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노당이 당원 명부 제출을 거부한다면 재판부가 (민노당으로) 찾아가 (당원 명부 파일이 들어 있는) 컴퓨터를 열고 들여다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민노당 측이 “136명 전원이 명부에 없다”거나 “일부만 명부에 있다”는 식으로 답할 경우에도 사실 확인을 위해 직접 민노당으로 찾아가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5월 전교조 교사 183명과 전공노 소속 공무원 90명 등 273명을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교사는 각각 국가공무원법과 정당법에 따라, 지방공무원은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정당의 발기인이나 당원이 될 수 없다. 나머지 137명의 재판은 형사22부(부장 김우진) 등에서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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