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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자유〈 진실 규명 … 법원, 민노당 압박

중앙일보 2010.09.18 01:16 종합 5면 지면보기
민주노동당 당비 납부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던 당원 명부 공개 논란이 법원의 제출 명령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민노당이 내세워온 정당 활동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형사재판의 실체적 진실 규명도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다.


당원 명부 제출 명령 파장

현재 민노당에 당비를 납부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교사와 공무원은 모두 273명이다. 검찰과 민노당 양측 모두 2005년부터 최근까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소속 조합원들이 자동이체 방식으로 매달 5000~2만원씩을 민노당 계좌로 보낸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 모두가 민노당원 신분으로 당비를 냈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노당·전교조·전공노는 “해당 교사 등이 당원으로 가입한 사실이 없으며, 민노당에 낸 돈도 당비가 아니다”고 주장해왔다. “민노당 기관지 구독료나 국회의원 개인에 대한 후원금으로 보낸 것”이란 얘기다.



이에 따라 검찰과 경찰은 수사 초기부터 민노당 당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당원 명부 확보를 시도했다. 경찰은 올 2월 경기도 분당의 서버 관리업체에 있는 민노당 서버를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민노당 측은 압수 직전 당원 명부와 당비 납부 내역 등 중요한 정보가 들어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하드드라이브 2개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검찰은 ‘간접 확인’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민노당 자동이체 계좌에 돈이 입금되는 패턴을 분석해 당원 여부를 가려내는 작업을 벌인 것이다. 이를 근거로 검찰은 지난 5월 6일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과 양성윤 전공노 위원장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처럼 논란이 거듭되는 상황에서 법원은 이날 당원 명부 제출 명령을 함으로써 당원 명부 확인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법원 재판부는 특히 민노당의 반발을 고려해 “당원 전체가 아니라 해당되는 피고인 136명의 명부만 파악하겠다”는 ‘선택적 열람’ 방침을 통해 민노당을 압박하는 형태를 취했다. 그러나 민노당 측이 법원 명령에 따라 명부를 내놓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간 “정당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당원 명부는 절대적으로 보호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결국은 재판부가 민노당 당사를 찾아가 컴퓨터 등을 통해 명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게 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철재·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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