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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 월드컵] 4골 사냥 여민지 평소에는 거북이 축구장선 골잡이

중앙일보 2010.09.18 00:27 종합 26면 지면보기
한국 여자 축구의 ‘괴물’ 여민지(17·함안대산고)가 새 역사를 쓴다. 여민지는 17일(한국시간) 나이지리아와의 U-17 월드컵 8강전에서 홀로 4골(1도움)을 기록하면서 짜릿한 6-5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4골로 득점 1위(총 7골)에 오른 여민지는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FIFA 대회 득점왕에 오를 가능성도 커졌다. 현재 득점 2~5위에 오른 선수들은 8강에서 탈락한 독일과 나이지리아 소속이라 더 이상 득점 기회가 없다.



17세 어린 나이지만 여민지에게는 시련이 많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성장통 때문에 3개월 동안 양 무릎에 깁스를 했고, 경남 함안 함성중 3학년 땐 오른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고 수술대에 올랐다. 간신히 재활에 성공해 그라운드를 누빌 무렵, 그에게 또 한 번의 불운이 찾아왔다. 지난 7월 강원도립대와의 평가전에 나섰다가 또다시 오른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다. 여민지의 어머니 임수영씨는 “괜히 축구를 시켰나 하고 후회를 많이 했다. 이번 대회에 가기 전에도 병원에서는 ‘이런 몸으로 정말 경기를 뛰게 할 거냐’고 만류를 했다. 본인 의지가 워낙 강해 대회에 내보냈는데, 저렇게 잘 해주니 그저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그라운드에서 누구보다 잽싸고 저돌적인 여민지는 평소 성격은 정반대다. 대산고 김은정 감독은 “경기장 밖에서 민지의 별명은 ‘거북이’다. 샤워를 해도 제일 느리고, 밥 먹을 때도 느릿느릿 뭐든지 꼴찌”라며 “그러나 그라운드에만 들어가면 확 달라진다. 천생 축구선수”라고 칭찬했다.



여민지의 ‘롤 모델’은 박지성이다. 박지성에 대해 그는 “한국팀 주장으로 팀을 이끄는 게 모범적이다. 또 경기장에서 기동력 있게 뛰어다니는 모습이 너무 멋지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때도 카메라를 비추는 곳 어디에나 지성 오빠가 있었다”며 “2007년 맨체스터에 가 박지성 오빠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후 박지성 오빠처럼 멋진 선수가 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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