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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따른 지구촌 문화 손실 크다”

중앙일보 2010.09.18 00:20 종합 28면 지면보기
“2009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12개월 동안은 인류 역사상 기온이 가장 높았습니다. 올 연말이면 2010년이 가장 뜨거운 한 해였다는 뉴스가 나올 것입니다.”


영국문화원 기후변화 프로젝트 총괄하는 데이비드 바이너

영국문화원 본부의 기후변화 프로젝트 총괄매니저인 데이비드 바이너(44·사진) 박사는 “올해도 러시아의 폭염과 산불, 파키스탄과 중국의 대홍수 등 전 세계가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강조한 것이다. 올 여름 러시아에서는 폭염과 산불로 400여 명이 숨졌다는 것이다.



런던 사무실에서 일하며 전 세계 100여 개 국에 있는 영국문화원의 기후변화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바이너 박사는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국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기후변화와 문화’에 대해 주제 발표를 한 그는 “문화적인 면에서도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은 크다”며 “방글라데시에서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지역 주민이 내륙 도시로 이주하면 해안지역 고유의 문화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 그 예”라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수많은 난민이 발생해 고향을 등지면 문화적 손실도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바이너 박사는 “영국문화원은 전 세계 70여개 국에서 대학생이나 젊은이들이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기후 세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젊은 전문가와 배우·가수 등 연예인도 동참하고 있다”며 “국제행사에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2008년부터 영국문화원에서 일하고 있다. 그 전 17년 동안은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 기후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이 연구소는 전 세계의 기후변화 연구를 이끄는 곳이지만 지난해 11월 연구소 소속 학자들과 해외 연구자들 사이에 주고받은 e-메일이 해킹이 돼 국제적으로 논란이 됐다. 학자들이 측정 데이터 중에서 자기들 입맛에 맞는 것만 발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바이너 박사는 “10대들의 소행이 아니라 ‘알 수 없는 기관’에서 의도적으로 해킹해 인터넷·언론에 공개한 것”이라며 “대학 내 자체 조사, 영국 하원 기술위원회 등 외부기관의 조사에서도 과학자들의 잘못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 보고서에 오류가 많다는 지적이 있지만 1000쪽이 넘는 보고서에서 한두 줄 잘못된 것일 뿐 보고서의 전체 결론은 달라진 게 없다”며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이 문제를 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7년 IPCC가 내놓은 보고서에서는 히말라야 빙하가 2035년 녹아서 사라질 것이라고 했으나 이는 2350년의 잘못인 것으로 올해 초 밝혀졌었다.



글=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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