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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빅3’ 모두 “내가 컷오프 1위”

중앙일보 2010.09.11 01:33 종합 8면 지면보기
10일 민주당은 전날 치러진 10·3 전당대회 컷오프(예비경선) 순위를 놓고 뒤숭숭했다. ‘빅3’(손학규·정동영·정세균)가 각각 “1위를 한 것 같다” “선전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인사인 이인영 전 의원이 2위를 했다는 설, 또 다른 486 인사인 최재성 의원이 3위를 했다는 설 등이 난무하면서다. 조직이 강한 정세균 전 대표가 1위를 했다는 설이 유력했고, 2·3위에 박주선·손학규·이인영·정동영·최재성 후보(이상 가나다순)가 주로 거론되는 모양새였다.


예비경선 순위 소문 무성

그럴 듯한 해석도 곁들여졌다. 김근태계인 이인영 전 의원은 486그룹과 가까운 정세균 전 대표뿐 아니라 손학규 전 대표·정동영 상임고문 측의 지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반(反)정동영 색채가 강한 최재성 의원이나, 친노 주자인 백원우 의원 등 다른 486인사들보다는 부담이 작다는 생각에 정동영계 인사들이 “이인영을 찍으라”는 문자를 돌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자들이 10일 오후 광주광역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묵념하고 있다. 왼쪽부터 천정배·정동영·박주선·정세균·손학규·조배숙 후보. [광주=연합뉴스]
특히 486인사들이 후보 단일화를 위해 당 지도부에 순위 공개를 요청하면서 혼선은 더해졌다. 이들은 “순위가 공개되지 않으면 3명 모두 후보 등록에 불참할 수밖에 없다”고 배수진까지 쳤다. 이 때문에 이날 당 비상대책위 비공개 회의에선 순위 공개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박지원 비대위 대표는 “순위가 알려지면 전당대회장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조영택 대변인은 회의 뒤 “486 중 누가 1등을 했는지 알려주자는 말도 나왔으나 다른 후보들과의 형평성 등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가 강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전당대회 컷오프 순위를 비공개로 해온 건 이른바선두에게 표가 몰리는 ‘밴드웨건 효과(Band Wagon Effect)’를 우려해서다. “예선에서 1, 2등을 했다고 선전하면 누구를 찍을까 고민하던 당원들에게 ‘역시 그 사람이 최고구나’ 하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심’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예비경선은 기초단체장·원외지역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중앙위원 350여 명을 대상으로 치르지만 10·3 전당대회는 1만2000여 명의 대의원을 대상으로 치러진다.



◆486 후보 단일화 실패=후보 등록 마감일인 이날 ‘컷오프’를 통과한 ‘486’ 그룹의 백원우·최재성 의원, 이인영 전 의원의 단일화가 일단 실패로 끝났다. 컷오프 성적에 따라 단일화하기로 했지만 당 지도부가 순위 공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세 후보는 일단 후보 등록 후에도 계속 지도부에 순위 공개를 요구하기로 하고 각자 기탁금 6000만원을 낸 뒤 등록을 마쳤다.



486인사들의 대변인 격인 우상호 전 의원은 “순위를 공개하지 않는 데는 당내 선배들이 젊은 정치인 그룹의 단일화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인식이 깔려 있다”며 지도부를 공격했다. 이들은 이날 예정된 광주 TV토론에는 불참하되 향후 지역 일정에는 참여하기로 했다.



백일현·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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