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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러에 “시베리아 개발 함께하자”

중앙일보 2010.09.11 01:27 종합 12면 지면보기
“러시아가 시베리아 개발에 주력하듯 중국 정부도 북동부 지방에서 산업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양국이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중·러 지역협력자금을 조성하자.”


투자유치·자원선점 경쟁 … 바이칼 국제경제포럼 가보니

지난 7~8일 러시아의 동시베리아 내 이르쿠츠크에서 열린 제6회 바이칼 국제경제포럼에서 천즈리(陳至立)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부의장은 이같이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 포럼을 ‘시베리아의 다보스 포럼’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정부가 2000년부터 격년으로 개최하는 이 포럼에는 아시아·유럽에서 주요 인사들이 참가해 시베리아 공동 개발에 대해 협의하고 큰 틀을 정하기 때문이다. 올 주제는 ‘러시아 지역경제 현대화와 혁신 발전, 극동시베리아 개발전략’.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전 총리, 천 부의장, 카림 마시모프 카자흐스탄 총리, 바트볼드 몽골 총리, 폰 셀레 유럽상원의회연합 명예회장, 신재현 에너지자원협력 대사 등 여러 국가에서 유력 인사들이 참석했다. 러시아 내 관심도 각별해 전국에서 500여 명의 기업인·학자·정치인·고위 관료들이 인구 57만여 명의 이 작은 도시에 몰려 이틀간 열띤 토론을 벌였다. 올해는 처음으로 러시아 기업 20여 개가 참가한 기술 제품 박람회도 열려 의료·교통 등 첨단 분야의 신기술을 소개했다.



7일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열린 제6회 바이칼 국제경제포럼 행사장 앞에 설치된 바이칼호 수중 탐사선을 참가자들이 둘러보고 있다. [이르쿠츠크=오대영 선임기자]
이 포럼은 극동 시베리아 개발을 둘러싸고 러시아 정부와 주변 국가들이 물밑 협상을 하고 러시아 전국의 다양한 계획·아이디어와 기술들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윤성학 박사는 “극동 지역은 광대한 영토와 막대한 미개발 자원을 갖고 있고 유럽~러시아~아태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물류의 허브이지만 인프라 부족과 인구감소 등이 문제”라며 “러시아는 이 포럼을 통해 외국 투자를 유치하고, 외국들은 러시아의 잠재 자원들을 선점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러시아로부터 동시베리아 이르쿠츠크 중부 2광구 유전개발권을 획득한 일본은 모리 전 총리를 파견하는 등 이곳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모리 전 총리는 “50여 년 전 내 아버지는 일본과 러시아의 우호조약 체결 문제로 여러 차례 이르쿠츠크에 왔고, 돌아가신 뒤 아버지의 유골 일부가 이곳 인근에 묻혔다”며 인연을 강조했다.



한국도 이곳과의 경협을 강화하고 있다. 6일에는 이르쿠츠크 국립언어대학에서 처음으로 한·러 비즈니스 포럼이 열렸다.



한국에선 대한상공회의소·포스코·가스공사·경북도청·강원도청 관계자와 중소기업인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러시아 측에선 에너지·생수·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인들도 참석해 투자설명회와 상담회를 했다. 신 대사는 “극동시베리아에서 한·러 협력은 자동차·조선·농수산업 등 주요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극동시베리아는 유라시아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샤브린 콘스탄틴 동시베리아 상공회의소 의장은 “이르쿠츠크는 외국 자본을 유치해 금광 등 다양한 자원을 개발해 가공·수출하려 한다”며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고 있고 행정 시스템·세제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르쿠츠크=오대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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