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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 소각 “철회” “보류” 오락가락 … ‘광신 목사’ 한마디에 세계가 요동

중앙일보 2010.09.11 01:24 종합 14면 지면보기
9·11테러 9주년을 맞아 이슬람 경전 코란을 불태우겠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킨 미국의 테리 존스 목사가 자신의 계획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몇 시간 뒤 “계획 철회가 아니라 연기”라며 말을 뒤집고 나서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존스 목사는 9일(현지시간) 자신이 담임 목사로 있는 플로리다주 게인즈빌의 복음주의 교회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플로리다 지역의 이슬람 지도자 무하마드 무스리도 자리를 함께했다.



존스는 “미국의 이슬람 지도자들과 9·11테러 현장인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추진 중인 이슬람 사원 건립 문제에 관해 합의가 이뤄졌다”며 “코란 소각 계획을 철회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 내용이 “맨해튼의 사원 건립 부지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스리는 “존스 목사가 해외파병 중인 미군이나 외국을 여행 중인 미국인의 안전문제가 코란 소각 계획을 철회하게 된 가장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언론을 통해 “해외파병 중인 젊은 미군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9일 존스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미군들의 생명이 위험해진다”고 설득했다.



이렇게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이던 상황은 합의 내용을 놓고 거짓말 공방이 이어지면서 다시 헝클어졌다. 무스리는 존스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이슬람 사원의 부지 이전은 확정된 게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사원 건립 문제와 관련돼) 합의된 것은 존스 목사와 함께 11일 뉴욕으로 가 그곳 이슬람 지도자들과 회동한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존스 목사는 다시 언론 앞에 나와 “무스리가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그렇다면 코란 소각 계획은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단 존스가 11일 코란 소각을 결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둘러싼 긴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오사마 빈 라덴, 9년째 오리무중=9·11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행방은 아직도 묘연하다. 중앙정보국(CIA) 등 미 정보기관들은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국경지대 또는 파키스탄 북부지역에 은신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제작된 한 다큐멘터리는 빈 라덴이 2003년 이래 가족과 함께 이란에 거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실시한 CNN 여론조사에선 미국인의 67%가 “빈 라덴을 생포하거나 사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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